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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Apr 30. 2024

촌개구리의 삶 (12)

조조영화로 인생 두 번 살기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 영화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고 이건희 회장께서 한 영화를 수십 번 보는 '영화광'이었다는 사실을 '삼성 신경영'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 번은 줄거리 위주로 또 한 번은 배역 위주로... 볼 때마다 관점을 달리해서 한 영화를 여러 번 보셨다는데 이제는 전설이 되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개봉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라 한 달에 한두 번씩 꼭 영화관을 찾는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사춘기인 중3 겨울방학 때 TV '명화극장'에서 '카사블랑카'를 보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인 1942년 개봉된 흑백영화로 전쟁통에 만나 사랑하게 된 이를 지켜주기 위해 떠나보내는 아름답지만 슬픈 영화다. 


​주인공 '험브리 보가트'의 신사다운 매력과 애수에 가득 찬 '잉그리드 버그만'의 눈동자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가수 '버티 히긴즈'는 이 영화를 보고 '카사블랑카 '라는 노래를 만들어 불렀으니 나만 좋아한 건 아닌가 보다.


7년 전 아내와 스페인 여행 중 모로코로 가는 버스 안에서 센스 있는 가이드가 틀어 준 '카사블랑카'를 또 한 번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도착해 영화 촬영장소를 그대로 재현한 릭카페(Rick's cafe) 보게 될 줄이야...


이처럼 감동적인 영화는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는 명대사와 함께 세월이 흘러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반면 오락영화는 정신없이 웃거나 통쾌하게 악당을 때려 부수는 장면에 몰입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재미도 있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 너무 재밌게 잘 만든다. 나는 똑같은 영화를 두 번 보지 않는데 한국영화 중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봉준호 감독의'기생충'은 두 번 보았다.


그리고 영화는 영화관에서 반드시 조조로 본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는  스크린에 압도당하고 가슴을 때리는 사운드가 제맛이기 때문이다.


조조로 보는 이유는 가격보다는 영화 한 편에 담겨있는 주인공의 삶인생의 축소판이라  오전에는 영화 속 인생을... 남은 오후는 보너스처럼 주어진 나의 인생을 살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금요일에는 최근 개봉한 오락영화 '범죄도시 4'를 예약했는데 이번엔 어떤 인생을 살 아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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