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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Oct 05. 2024

베네룩스 3국+독일 여행 셋째 날

암스테르담 이만 보 걷기

오늘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어제보다 1시간 더 잤다. 이렇게 서서히 시차에 적응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완전히 적응한다는 이야기가 맞는 거 같다.


아침은 오늘도 호텔뷔페식으로 먹었는데 어제 독일 호텔보다 수준이 높아 다양하게 잘 먹었다. 특히 방금 구운 따듯한 빵을 처음으로 커팅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8시 10분에 출발하여 암스테르담의 중심부인 중앙역에

도착, 걸어서  담광장까지 가는 동안 자전거가 사람 수보다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걸어 다닐 때 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를 조심해야 하는 도시라고 생각했다.

담광장은 암스테르담의 심장으로 13세기 암스텔 강둑의 붕괴로 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었다는데 맞은편  2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는 22m 전쟁기념비에는 전쟁의 고통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가슴에 와닿았다. 

담광에서 자유시간을 보내고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관광투어 중에 하나인 유람선을 타고

운하 지구를 돌아보는 운하투어를 했다.

럭셔리한 수상가옥을 비롯하여 운하 주변의 건축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유람선에 올라 타니 시원시원한 말투에 제복을 입은 여자선장이 우리를 반겼는데 솔직히 너무 멋졌다.


선장이 나눠준 이어폰을 수신기에 꽂아 넣으니 한국어로 친절하게 운하를 따라 설명해 주는데  세계 무역을 주름잡던 황금기 저택, 안네프랑크의 집, 역사적인 랜드마크 등 공부가 많이 되었다.


점심 메뉴는 중국집, 기다리던 밥이 나오자 다들 준비해 온 고추장, 된장, 김, 멸치볶음등을 곁들여 모처럼 제대로 먹은 기분이 들었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으로 사는 게 맞다.

점심 먹고 맥주의 본고장인 하이네켄 박물관을 걸어서 가는데 가이드가 길을 잘 못 들어 반대로 가다 다시 돌아오는 일이 벌어져 가이드가 땀 좀 흘렸다. 덕분에 더 많이 걷게 되었다.

예전 맥주공장을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하며  홍보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코스 따라 체험하고 마지막에는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나이트클럽 분위기에서 시원한 맥주 두 잔씩 마시며 처음 본 외국인 청년들과 잠시 어울리다 보니 암스테르담이  유럽에서 가장 한 도시인지 알 것 같았다.

술에 약한 내가 맥주 한잔에 기분이 업되어 목적지인 고흐미술관으로 걸어가다 미술관 입구에 도착해 사진을 찍으려고 뒷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을 꺼내려는 순간  없어 머리가 하얘졌다.


주변에 있던 회원들도 소매치기당했다는 소리에 깜짝 놀라 분주하게 전화를 걸며 5분 동안 난리가 났는데 왕프로가 집시를 조심해야지 하며 웃음을 흘리는 것이 장난이란 생각이 들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별빛 찬란하게 빛나는 밤 당신의 팔레트를 파란색과 회색으로 칠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팝송인 돈맥클린의 빈센트에 나오는 멜로디와 가사가 생각나며 고흐미술관을 들어서는데 설레었다.

고흐미술관은 드로잉과 스케치를 포함한 700점 이상의 컬렉션을 소장한 곳으로 고흐의 생애와 작품을 수신기를 통해 한국어로 해설을 들으며 감상하니 이해가 잘 돼서 너무 좋았다. 더 많은 작품을 자세히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저녁은 존재감 없는 현지식으로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2만 보 가까이 걸었다. 여행 첫날은 비행기에서, 둘째 날은 버스에서, 오늘은 튼튼한 나의 두 다리로 너무 많이 걸으며 암스테르담 공기를 실컷 마신 하루였다.


호텔에 도착해  2차로 2층방에 옹기종기 모여 준비해 온 다과와 술을 마시며 평소에는 점잖은 측에 들어가는 이프로의 입담에  모두 배꼽 잡고 웃으며 피로를 날리고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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