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이드가 이야기 한대로시차 때문인지새벽 2시에 일어나 반신욕도 하고 유튜브도 보면서 아침을 기다렸다.
아침은 호텔 뷔페식으로 나와평소에 빵을 멀리 하던 까다로운 내입맛에 맞고 우유도 고소하니 맛있었다. 어제저녁짠맛으로 버린 이미지를 만회했다.
7시 30분버스를 타기 위해 호텔 밖을 나가니 10도로 쌀쌀해 조끼를 걸치고 나오길 잘했다. 다들 피로가 풀렸는지 싱싱한 모습으로 버스에 올라 2시간을 달려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쾰른 대성당이다.
유럽여행은 성당 보는 것으로 시작해 끝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늘 방문한 쾰른 대성당은 독일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하루에 2만 명 이상 방문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콜럼버스 묘가 있는 스페인 세비아 대성당,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과 함께 쾰른 대성당이 세계 3대 성당 중 하나라고 가이드가 설명하는데 157.38m 높이에 외부부터 시커먼 게 범상치 않아 보였다.
쾰른 대성당의 역사는 1248년부터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되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당해 일부가 파괴되어 70년이 지난 현재도 복원 공사 중으로 쾰른 대성당은 원래 하얀색이었으나 폭격과 매연으로 검게 변했다고 한다.
성당내부에 들어서니 규모에또 한 번 놀라고 아름다운고딕양식이자꾸 천장을 보게 만들었다. 성당은 사찰을 방문했을 때처럼 사람을 경건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성당밖에는거리의 예술가들이 바닥에 만국기도 그리고 인물화도 그려 쌀쌀한 날씨에 볼거리를 제공했다. 화장실은 유료 화장실이라 다들 볼멘소리를 한 마디씩 하는데한국이 화장실 문화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 앞에 단체사진 찍는 것을 마지막으로 네덜란드 히트호른 마을로 출발했다. 그 유명한 아우토반 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을 달려가야 하는데 정체현상이 나타났다.
10.3일이 우리는 개천절이지만 독일은 동서독이 통일된 통일 기념일이고 공휴일이라서 막힌다는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에 갑자기 잊고 있었던 '통일'이란
단어에 가슴이 좀 먹먹했다.
아우토반을 달리다 한순간에 네덜란드 국경을 넘는 것이 경부고속도로 달리다 경기도로 넘어간 것처럼
편해서 좋았다.
점심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유롭게 샐러드와 샌드위치로 먹었는데 어디 가나 인력난인지 매장 직원 1~2명이 그 큰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하 화장실에서는 사람이 떡하니 서서 인당 80센트 입장료를 받고 있으니 아이러니했다.
독일과 네덜란드로 연결된 고속도로 창밖 풍경은 초목인 평야가 끝없이 펼쳐지고 네덜란드에 들어서야 전국토의 40%가 해수면과같거나 낮다는 설명이 이해가 가듯이 호수와 수로가 많이 보였다.
히트호른 마을에 도착해 7km의 좁은 수로를 따라 형성된 동화 같은 마을을 둘러보는데 보트 투어와 도보, 자전거로도 가능하도록 되어있었지만 우리는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많이 뺏겨 걸어서 일부만 보게 된 것이 좀 아쉬웠다.
히트호른은 1230년경 지중해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세운 마을로당시 대홍수로 인해 떠내려온 많은 염소 뿔이 발견되면서 '염소 뿔'이라는뜻인'하이트호른'에서유래되었다는가슴 아픈 지명과 달리 너무평화롭고 아름다운 보석 같은 마을이었다. 자유여행으로 천천히 보내고 싶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더믹이 끝나고 2년 전부터 개발된 관광지라는데 짧고 굵은 인상을 남기고 1시간 30분 달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여 호텔인근 레스토랑에서 유럽이 원조인 돈가스를 맥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고 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이렇게 오늘은 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창밖에 펼쳐진 초원의 풍경을 가슴에 담고 곯아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