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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Oct 09. 2024

베네룩스 3국 +독일 여행 일곱째 날

룩셈부르크 성의 모든 것

아침에 일어나니 비도 그치고 흐리지만 여행하기 좋은 날씨가 열렸다. 우리 '마실회'는 날씨복이 있는 것 같아 늘 감사하다.


아침은 호텔 뷔페식으로 간단히 먹고 8시 30분 출발해 첫 번째 방문한 곳은 룩셈부르크 동북쪽 독일 국경과 가까운  비안덴에 도착했다.

마을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 꼭대기에 있는 '비안덴 성'을 보기 위해 걸어가는데 다리 앞에 '파리의 노트르담', '레미제라블' 작가인 빅토르 위고의 망명생활을 기리기 위해 로뎅이 제작한 흉상이 보였다.


빅토르위고가 살았던 곳은 박물관이 되었고 자주 가던 식당과 좋아하던 메뉴도 그대로 있다고 하는데 일정상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3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니 요새같이 웅장한 '비엔덴 성'이 나타났다. 성이 만들어진 것은 11~14세기에 440m의 암반 위에 매우 튼튼하게 난공불락의 성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둘러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중장비도 없고 오로지 인력을 동원해지었을 텐데 높고 오래된 성당을 볼 때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안을 둘러보다 테라스 같은 곳에 나가보니 마을 풍경과 올라왔던 길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노약자를 위한 리프트도 있지만 걸어서 올라갔다 내려오길 잘했다. 다리도 튼튼해지고 덕분에 소화도 다 되었다.

다음 일정은 국경을 다시 넘어 독일 트리어로 이동했다.

겐조약으로 국가 간 여권 없이 이웃 간 마실 하듯이 넘나드는 것이 너무 좋았다.  우리도 남북간에 이처럼 자유롭게 왕래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트리어는 라인란트팔츠주에 속한 도시로 모젤강을 따라 형성된 사암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트리어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늦은 점심을 현지식으로 먹었다.

점심 먹고 숙소인 호텔에 도착해 일찌감치 체크인하고 3시간 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져 베드로성당(주교좌성당)이 있는 광장에 가서 이곳저곳 둘러보며 브뤼셀에서 잃어버린 모자도 하나 마련하고, 꼬마열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았다.


이 지역은 로마제국 갈리아 지방의 수도였기에 로마 유적이 많은데 특히 대형 공중목욕탕을 보고 놀랐다.


그 시대에 이렇게 큰 공중목욕탕이 왜 필요했을까? 수영장 겸 물놀이 시설이었나. 홀딱 벗겨놓고 수백, 수천 명이 모여 종교의식을 거행했나. 남녀혼탕이 이었을까. 잠시나마 상상력을 동원해 보았다. 로마가 점령한 곳곳에 대규모 목욕탕에 필요한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했다 사실에 놀랄 뿐이다.

관광열차를 타며 또 느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독일 뿐 아니라 베네룩스 3국 사람들 모두 손을 흔들며 인사하면 한결같이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에서 선진국 시민의 여유로움과 친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저녁은 현지식으로 샐러드와 생선가스를 백포도주를 곁들여 먹었는데 현지식 먹은 것 중 가장 안 짜서 좋았다.

오늘이 호텔에서 자는 마지막 밤이고 내일 여행이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 아쉬움이 남지만  내일도 어김없이 떠오를 태양을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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