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보따리 안 싸고 좋았는데 오늘은 브뤼셀을 떠나는 날이라 아침 먹고 풀어놓았던 보따리를 싸서 버스에 실었다.
8시 30분 호텔에서 출발하여 1시간 30분 달려 베트남 다낭이 아닌 벨기에 소도시인 '디낭'을 방문했다. 이름도 이쁜 디낭에 들어서자 뫼즈강을 끼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첫눈에 홀딱 반했다.
디낭(Dinant)이란 이름은 ‘성스러운 계곡’ 또는 ‘신성한 계곡’을 뜻하는 켈트어에서 유래했고 프랑스 국경과 20km 거리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고원의 비옥한 땅을 이용한 농업이 발달했고 황동으로 만든 전통 공예품 생산이 활발했다고 한다.
아울러 19세기 중반 처음으로 색소폰을 발명한 '아돌프 삭스'의 고향이기도 해서 색소폰 다리를 비롯해 색소폰 박물관도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
디낭의 중심에 있는 노트르담 사원부터 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우뚝 솟은 절벽 위의 시타델 (Citadel)에 올라서니 디낭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이 장관이었다.
요새 안을 구석구석 둘러보니 중세에서 세계 1,2차 대전까지 전쟁역사를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도 하루빨리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패키지여행은 폐 끼치지 않는 여행이라는데 자유시간에 색소폰 박물관을 다녀오느라 12시를 넘겨 도착해 함께 움직이는 여행객들에게 폐를 끼쳤다. 그런데 점심이 예약된 현지 식당 바로 옆에 색소폰 박물관이 있어 머쓱했다.
점심을 현지식으로 맛있게 먹고 2시간을 달려 우리나라 제주도 1.4배 크기에 67만 명이 사는 작지만 강한 나라 룩셈부르크로 이동했다.
룩셈부르크는 금융업과 철강산업으로 1인당 GDP 세계 1위를 기록한 유럽의 부자나라로 대공이 나라를 다스린다고 해서 공식명칭이 '룩셈부르크 대공국'이다.
버스에서 내려 뉴브리지라는 아돌프다리를 건너자마자 'Gelle Fra'라는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룩셈부르크 용사들을 위한 위령탑 꼭대기에 월계관을 든 황금 여신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이번에 여행 중인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세나라 모두 6.25 전쟁에 참전한 나라이기에 더욱 감사하고 소중한 나라다.
1613년 지어진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노트르담 대성당에 잠시 들렸다가 코르니슈 산책로쪽으로 걸어가그룬트 마을의 멋진 전망대에 올라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라고 불리는 산책로를 걸으며가을을 만끽했다.
자유시간 2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일기예보 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날씨가 좋았는데 그나마 오늘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비가 와서 다행이었다.
저녁은 모두 좋아하는 중국식으로 준비해 간 밑반찬이 총동원되어 푸짐하게 먹고 어제와 달리 너무 소박한 호텔에 들어서니 아파트와 자동차는 줄여서 살기 힘들다더니 사람 마음이 참 가볍다.
그래도 사진에 담지 못해 눈과 가슴에 담은 디낭과 코르니슈산책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꿈속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며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