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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개구리의 삶 (36)

영화 '미키 17' 보고 나서...

by 촌개구리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이 개봉하는 날이라 아내와 함께 조조로 일찌감치 보고 왔다.


2020년 아카데미 3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오랜만에 심혈을 기울인 영화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기생충과 달리 원작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봉준호 감독이 각색하고 상상력을 더해 멋진 영화로 탄생시켰다. 특히 영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SF영화를 완성도 높게 만들었다는 것에 우선 한 표를 주고 싶다.


영화적인 재미로만 보면 전작인 기생충에 비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미래에 우주에서 있을법한 죽고 사는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고 유머스럽게 러브라인을 덧붙여 외계인과 공존하는 인간애가 살아있는 영화라서 좋았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스토리를 다 밝힐 수 없지만 영화 속에서 국내외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도 오버랩될 뿐 아니라 정재일 음악 감독이 만들었다는 배경음악도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데 기여했다.


제목부터 특이한 SF영화이다 보니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인 유명배우가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를 한국인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할리우드영화에서 벗어나 한국 영화에 빠지게 된 것이 1999년에 개봉한 '쉬리'부터 시작해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등으로 이어져 '기생충'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제는 세계인들이 한국영화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K무비뿐 아니라 K뮤직의 대표주자였던 'BTS', K드라마의 '오징어게임'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류 열풍이 꺼질 줄 모르고 타오르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뭐든지 재밌게 만드는 유전자가 살아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얼마 전 아내 친구가 재밌다고 추천한 드라마 '옥씨부인전'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재밌게 보았다.


이렇게 세계인이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음악을 우리 언어로 동시대에 함께 즐기며 살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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