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보름살이(1)

설레는 첫날밤

by 촌개구리

여행 다니기 좋은 계절, 가을의 끝자락에 일상에서 벗어나 거제에서 보름살이를 시작했다.


퇴직 후 보름이상 장박 여행을 다니게 된 이유는 가는 날 오는 날 빼면 실제 여행날짜가 짧았던 아쉬움을 줄이고 한 지역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어 그동안 제주, 장흥, 남해, 해남, 평창을 장박으로 다녀왔는데 언제나 좋았다.


그러나 장박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장박 하는 펜션도 적은 데다 그나마 조용한 위치, 가격, 편안하고 청결한 침구등 직접 가보지 못하고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도 가성비 좋은 펜션을 여러 곳 추려서 일일이 통화해 장박이 가능한지 물어보는데 다행스럽게 가능하다는 주인을 만났다. 궁금한 점에 대해서 친절하게 답변해 주어 마음이 들었고 더군다나 방 2개와 몽돌해변이 보이는 장점이 있어 바로 결정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난제는 아내가 좋아하는 화초 관리와 옷 보따리 싸는 것도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보따리 싸고 풀기 귀찮아 장거리 여행을 안 다닌다는데 아내도 다음부터는 짧게 여러 번 가자고 한다.


집에서 아침 먹고 출발해 휴게소에서 점심도 먹고 쉬다 가다 해서 그런지 5시간 넘게 걸렸다.

펜션 앞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에 도착하니 파도소리가 돌 구르는 소리와 함께 너무 커서 놀랐다. 20여 년 전 토끼들 초등학생시절에 왔던 곳인데 생소하게 느껴졌다. 하여튼 일상에서 벗어나 시간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은 인근 식당에서 갈치조림을 맛있게 먹고 바닷가를 걸어서 오는데 철 지난 비닷가지만 피어(Pier)와 해변을 비추는 야경이 환상적이라 혼자보기 아까웠다.

여행이 그리운 건 삶의 의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하던데 내일부터 낯선 곳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과 잠자는 감각을 깨우는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첫날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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