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당풍경에 푹 빠지다
거실문을 열고 잤더니 새벽에 파도소리와 새소리에 잠을 깼다. 수면무호흡증으로 평생 양압기를 끼고 자는 신세라 베개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숙소를 고를 때 잠자리를 최우선 순위로 정하는데 매트리스도 탄탄하고 이불도 깔끔해 잘 잤다. 숙소는 잘 정했다.
아침은 숙소에서 간단하게 먹고 본격적인 거제 투어를 시작했다. 숙소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하고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이름도 멋있는 '바람의 언덕' 실제로 오늘 바람도 강하게 불어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붙잡을 정도로 이름과 똑같은 언덕에 올랐다.
바람의 언덕에는 이국적인 풍차가 운치를 더해주었고 스페인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배경이 된 '라만차 풍차마을'처럼 이미 관광명소로 '거제 9경' 중 제2경에 올라있었다. 풍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전망대로 방향을 틀었다.
전망대가 있으면 꼭 올라가 보는 스타일이라 가파른 계단 길로 땀 흘리며 제1전망대에 올랐는데 숲이 울창해 전망을 볼 수 없었다. 다시 힘을 내서 제2전망대까지 올랐는데 바다풍경이 손바닥만큼 보여 힘들게 올라간 보람이 없어 아쉬웠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이번에는 신선들이 놀 던 '신선대'로 갔는데 기암괴석과 탁 트인 바다에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잠시 눈으로 신선놀음을 했다.
다음 코스는 '거제 9경' 중 제1경인 거제 해금강을 볼 수 있는 '우제봉'으로 향했다. 거제 해금강은 유람선을 타고 봐야 제격이지만 날씨가 안 좋아 다음으로 미루고 우제봉 전망대로 올라가 해금강을 마주 보는데 가슴이 뛸 정도 장관이었다. 한려수도에 흩뿌려진 섬들 중에 가장 보석처럼 빛나는 섬 해금강. 제1경 인정.
우제봉은 옛날에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는데 전망대로 올라가는 숲길이 걷기 참 좋았다. 내려올 때는 해금감유람선을 타는 코스로 내려가니 계단도 없고 경사가 완만해 강추하고 싶다.
점심은 여차몽돌해변으로 가는 길목에 다포항에 위치한 '보물섬식당'을 우연히 찾아갔는데 보물섬을 만난 기분이었다. 선장이 직접 잡은 쏨뱅이, 참돔, 조기로 만든 생선구이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점심 먹고 소병대도, 대병대도, 대매물, 소매물도가 보이는 색다른 여차몽돌해변을 걷고 바다가 보이는 인근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바다를 실컷 감상했다.
오늘 마지막 코스는 '근포땅굴'로 일제강점기 1941년 포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인공땅굴 5개를 팠는데 지금은 인생샷을 찍는 명소가 되었으니 아이러니하다. 아내의 인생샷을 한 장 찍어 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거제의 바다풍경에 푹 빠져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담고 또 카메라에 담다 보니 어느새 13,000보를 걸었다. 걷기 운동도 제대로 한 보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