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개구리의 삶 (53)

눈물이 많아지는 나이

by 촌개구리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에게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 4'가 시작되어 푹 빠져 보고 있다.


그동안 싱어게인은 1,2,3편을 모두 재밌게 보았고 작년 봄에는 ​우리집 토끼들이 아빠생일 선물이라고 '싱어게인 3' TOP10 전국투어 콘서트를 예약해 다녀온 적이 있다.


'싱어게인 4'를 보다 보면 예상은 했지만 출연한 가수들이 모두 노래를 잘한다. 도대체 어디에 숨었다 이제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대단하다.


이번에는 필리핀 출신 20세 여성가수 59호가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한국어로 감정을 실어 부르는데...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힘없이 되돌아 서는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 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 줘요~"


노래가 점점 절정으로 달려가며 애절하게 '가슴이 터질듯한~' 부분을 지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 노래가 끝나고 심사위원도 울고 나도 울고 'All Again'을 받는 순간 또 한 번 눈물이 터졌다.


옆에서 함께 보는 아내가 '또 울어?' 하며 놀리는데 아무 대답도 못하고 휴지로 눈물만 훔쳤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단번에 59호 팬이 됐다. 한국어를 잘하기 위해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도 안 하고 모든 대화는 한국어로만 한다는데 노력도 대단하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물론 우리 한민족 가슴속에 녹아있는 한을 끄집어내는 힘이 있는 거 같아 감동을 받았다.


당분간 싱어게인 4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감동의 눈물은 참을 수 없다.


주책스럽게 나이 들수록 눈물이 왜 많아지는지 알 수없다. 소녀의 감수성이 생기는 건지, 마음이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건지, 계절성 정서장애인지, 하여튼 예전보다 많아진 건 분명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는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경험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나이 들수록 경험은 계속 쌓이기만 할 텐데 이처럼 감동적인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젊은 시절 고생한 기억이나 아련한 옛 추억이 감성을 자극하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더 많아지니 눈물은 너무나 솔직하다.


그래도 아직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순수함과 감수성이 남아있어 감사하고 안구건조증이 있는 나에게는 천연 치료약이 생성되는 좋은 일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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