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많아지는 나이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에게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 4'가 시작되어 푹 빠져 보고 있다.
그동안 싱어게인은 1,2,3편을 모두 재밌게 보았고 작년 봄에는 우리집 토끼들이 아빠생일 선물이라고 '싱어게인 3' TOP10 전국투어 콘서트를 예약해 다녀온 적이 있다.
'싱어게인 4'를 보다 보면 예상은 했지만 출연한 가수들이 모두 노래를 잘한다. 도대체 어디에 숨었다 이제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대단하다.
이번에는 필리핀 출신 20세 여성가수 59호가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한국어로 감정을 실어 부르는데...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힘없이 되돌아 서는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 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 줘요~"
노래가 점점 절정으로 달려가며 애절하게 '가슴이 터질듯한~' 부분을 지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 노래가 끝나고 심사위원도 울고 나도 울고 'All Again'을 받는 순간 또 한 번 눈물이 터졌다.
옆에서 함께 보는 아내가 '또 울어?' 하며 놀리는데 아무 대답도 못하고 휴지로 눈물만 훔쳤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단번에 59호 팬이 됐다. 한국어를 잘하기 위해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도 안 하고 모든 대화는 한국어로만 한다는데 노력도 대단하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물론 우리 한민족 가슴속에 녹아있는 한을 끄집어내는 힘이 있는 거 같아 감동을 받았다.
당분간 싱어게인 4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감동의 눈물은 참을 수 없다.
주책스럽게 나이 들수록 눈물이 왜 많아지는지 알 수없다. 소녀의 감수성이 생기는 건지, 마음이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건지, 계절성 정서장애인지, 하여튼 예전보다 많아진 건 분명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는 나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경험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나이 들수록 경험은 계속 쌓이기만 할 텐데 이처럼 감동적인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젊은 시절 고생한 기억이나 아련한 옛 추억이 감성을 자극하면 눈물을 흘리는 일이 더 많아지니 눈물은 너무나 솔직하다.
그래도 아직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순수함과 감수성이 남아있어 감사하고 안구건조증이 있는 나에게는 천연 치료약이 생성되는 좋은 일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