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중학교 때 처음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라 매일 달고 살았습니다. 많이 볼 때는 하루에 애니메이션 한 편을 다 본 적도 있었어요. 하도 만화를 많이 보다보니 딱 1화만 보고서도, 아 이 만화는 이렇게 되어서 누구랑 대결 구도가 형성되겠네, 이런 것들이 바로 보였습니다. 정말 만화에 빠져 살았죠.
하지만 솔직히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일단 몸이 허락을 안 해주고요, 오래 애니 보면 허리 아파요, 그리고 뭐랄까 예전과 같은 호기심이 안 생겨요. 뒤 내용이 더 궁금해서 오늘 밤을 새워서 보겠다! 이런 마음이 사실 많이 희미해지긴 했습니다.
이런 어른이를 노린 가벼운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는데요. 자기 전에 혼술하면서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인, [와카코와 술]입니다.
출처 : 유튜브 윤빛나 채널
1. 와카코와 술 : 소꿉친구와 맥주 한잔하는 것 같은 만화
와카코와 술은 한 편에 3~4분 남짓합니다, 다른 애니메이션으로 치자면 오프닝 노래 나오기 전에 잠깐 시간에 애니 한 편이 끝나는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인 여성이라는 설정을 가진 와카코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그 나이대의 사람이 갖는 고민이나 스트레스들을 음식과 함께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출처 : 유튜브 윤빛나 채널
예를 들어 새로 들어온 직장 부하직원의 실수를 자신이 덤터기 써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이라던가 / 직장 상사가 애매하게 자신을 성희롱하는 이야기들을 절대 무겁지 않게 다룹니다. 여기에서 와카코와 술의 적절함의 미학이 드러나는데요. 다루는 내용이 굉장히 공감이 가면서도 그 공감 가는 내용의 여운을 산뜻하게 풀어나갑니다. 애니 한 편을 다 보고 난 시점에는 '나도 배고파졌는데 오랜만에 혼술이나할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킵니다.
유쾌한 소꿉 친구 같은 느낌도 들어요, 내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잘 들어주면서도 그것으로 같이 심각해지기보다 괜찮아 잘 될 거야 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듯한 애니메이션이에요. 요즘 볼거리가 없어서 심심하다 싶은 직장인 분들이나 마음이 지켜 몸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분들에게 와카코와 술을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3. 따뜻한 사랑 : 책 [밤에 우리 영혼은]
오늘 소개해드린 와카와 술처럼 우리의 지친 마음을 매만져주는 책이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바로 [밤에 우리 영혼은]이라는 책이에요. 노년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보통 로맨스 소설과는 다른 점을 지닙니다. 우선 노녀의 사랑이라는 점부터 다르지만, 각자의 배우자와 사별한 이후의 남은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힘이 되어 준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에요.
노년의 사랑이기에 젊은 시절 나눴던 사랑만큼 불타오르는 그런 것들은 솔직히 없어요. 하지만 말하지 않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그런 푸근함이 이 책에는 있어요. 그저 같은 침대에 누워서 하루에 있었던 일들, 과거에 있었던 일들과 자신들의 상처까지 서로에게 조금씩 드러내면서 그 부분들으 감싸 안아가는 부분들이 솔직히 부럽게도 느껴졌어요. 늘 사랑은 뜨거운 것이라고만 생각했기에 이런 따뜻한 사랑의 가치를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잘 못 느꼈거든요.
읽다 보면 와카코와 술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자기 전에 읽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출처 : 윤빛나 유튜브 채널
4. 마무리 : 첫 번째 시즌을 마치면서 느낀 점
원래 12화 완결로 브런치에서 쓰는 제 첫 번째 책을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만, 글을 쓰면서 방향성이 맞지 않는 글이 몇 편 생겨 한쪽으로 밀어놓다 보니 결국 11화 완결이 되었습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완성된 내 글을 써보자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이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짤막한 글을 쓰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메시지를 담은 한 편의 완성된 글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주제로 글을 썼을 때 그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을 갖고 키보드에 손을 놓고 주르륵 글을 써갔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저는 만화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출처 : 외방 커뮤니티
저는 만화가 우리의 본능과 욕구를 잘 건드려주는 매체라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부분이나, 우리 자신도 몰랐던 욕구들이 만화라는 형태로 드러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때로는 만화를 통해 꿈을 갖기도 하고, 이상적인 내 미래모습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슬퍼하기도 합니다, 지난 내 추억과 만화의 특정 장면이 포개져서요. 하지만 희망을 품기도 합니다, 만화 속 저 주인공처럼 저도 잘살아보고 싶거든요.
11화 동안 글을 쓰면서 일면식 없는 분들이 제 글에 눌러주는 그 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감사했는데, 제 글이 좋아요까지 받는다니. 사람들의 감정을 만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제 목표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것 아닐까 라는 생각에 요즘 저도 모르게 웃음이 조금 지어집니다.
다음 콘텐츠는 어떤 방향으로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웹툰에 관해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다시 연재를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