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자신이 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험을 엄청 중시하거든요. 그리고 제 자신이 직접 그 상황에서 느꼈던 그 감정과 느낌이 아무런 이유없이 들었던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느낌이 틀릴 때도 있더라구요. 아니,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내 느낌이 정확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아닌 경우가 꽤 있었고 그럴 때 저는 '아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봤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 이야기해볼 원펀맨 속에 등장하는 대중들도 이렇습니다. 진실이 아닌,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죠. 도대체 사람들은 왜 보고 싶은 것만 보며 현실을 왜곡하는 걸까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출처 : YES 24
1. 사람들은 대머리 히어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이타마는 취미로 히어로를 하는 사람입니다. 민머리의 복장도 희한한 이 남자는 누가 봐도 삼류 히어로 입니다. 솔직히 히어로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싫어요, 왜냐면 히어로 하면 아이언맨처럼 화려하거나 캡틴 아메리카같은 그런 근육미가 있어 줘야 하잖아요. 히어로가 대머리라니 뭔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인정 못 합니다.
하지만 이 민머리 히어로, 정말 엄-청 강합니다. 강하다는 수식어가 빈약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게, 진심으로 주먹을 날리면 지형이 바뀝니다. 그것뿐이 아니에요. 구름이 갈라져서 지구 밖에서도 그 모습이 보여요. 다른 A급 히어로들이 쩔쩔매던 것들을 톡 하고 처리할 만큼 말도 안 되게 강한 사이타마지만, 사람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동경하던 히어로의 모습과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무면허 라이더 출처 : 더위키
2. 자신의 믿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던 사람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실패 속에서도 딛고 일어나는, 힘들지만 그 힘듦을 이겨내는 그런 역경 속 용사와 같은 히어로였던 겁니다. 아니면 아예 멋있고 잘생기거나요. 하지만 사이타마는 이 두 스타일 중 아무것에도 속하지 않는 타입이었죠. 그래서 사람들은 사이타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눈앞에서 사이타마의 힘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습니다.
한 번은 인어 괴물이 사람들을 위협한 적이 있습니다. 괴물이 너무 강해서 히어로들이 감당을 못합니다, 이때 무면허 라이더라는 히어로가 끝까지 노력은 해보는데요, 그냥 계속 맞기만 합니다. 대응을 못 해요. 무면허 라이더가 거의 죽어갈 때쯤, 사이타마가 등장해 딱 주먹 한 방에 괴물을 죽입니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두 눈으로 다 봐요. 사이타마가 한 방에 괴물을 죽이는 모습을요. 하지만 믿지 않습니다, 사이타마의 힘을 인정해버리면 자신들의 히어로에 관한 인식이 무너져내리니깐요.
오히려 사람들은 무면허 라이더가 다 헤치우고 사이타마가 마지막 공격만 한 거다, 비겁하다고 말합니다. 아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겠죠. 자신들이 믿음이 거짓되었다는 것을. 하지만 이 사람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을 지키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니깐요.
출처 : YES 24
3. 백설 공주 살인사건
믿고 싶은 것만 보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고백으로도 유명한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백설 공주 살인사건] 안에서 등장하는 사례입니다.
어느 날 미모의 화장품 회사 여직원이 토막살인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사람들은 그 여직원을 시기 질투한 동료 여직원을 범인으로 의심합니다. 한 남자 직원을 두고 삼각관계였다는 이야기와 / 미모의 여직원에게 콤외모 콤플렉스를 느꼈다는 점을 근거로 한 언론사는 범인으로 의심되는 여직원의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나갑니다.
사람들 인식이 참 무서운 게, 범인으로 단정하고 다들 인터뷰를 해나가니 인터뷰마다 '그러고 보니깐 사실- ' '사실은 저도 이런 점이 꺼림직했는데요-'라며 자신들의 추리들이 사실인 양 쏟아냅니다. 결과적으로는 범인은 따로 있었어요, 하지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을 사실로 생각하며, 실제로 그 여자가 범인이냐 아니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사람들은 자신들의 호기심에 대한 답, 애매한 감정들을 묵혀두기 싫었고 확정 짓고 싶었을 뿐인 거의였죠.
출처 : 브런치, OPENISLAND
4. 마무리 : 스스로 계속 점검해보기
만약 사이타마가 사람들은 가만 앉혀두고 '자 여러분 잘 봐요 이게 제힘입니다.'하고 제대로 힘을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아마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일단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 거예요. 사람들은 흥미가 없거나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으니깐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 믿음 체계를 바꾸고 싶지 않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너무나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은 거죠.
때때로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겠습니다. 나 또한 원펀맨 안의 대중들처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내 생각 안에 갇혀서 세상을 해석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