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 지, 저는 이 단어가 참 설렙니다. 어쩔 때는 변신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늘 헤헤거리던 실없던 인물이 갑자기 진중해지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그런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마 저처럼 소년 배틀 물을 좋아하시는 독자분들이라면 저처럼 각성이라는 말에 조금은 두근거림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포스팅에서는 웹툰 주인공들의 멋진 각성의 순간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볼게요!
1. 신의 탑- 나는 내 힘으로 견족을 지키겠다.
히어로 칸타레 광고, 출처 엔젤게임즈 유튜브 채널
신의 탑 슬레이어 중 한 명인 야마는, 탑의 주인인 자하드를 물리치기 위해 FUG라는 단체가 신으로 추앙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야마는, 대외적으로는 굉장히 사납고 잔인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죠. 하지만 사실 야마는, 자신의 동족들인 견족을 지키기 위해 남몰래 희생을 계속해왔습니다.
견족을 자신의 수단으로 보는 형과 대립한 뒤, 형을 봉인한 뒤 형의 힘을 이용해 견족의 힘을 유지하고 있었죠. 그리고 한편으로, 타 종족들에게서 견족을 힘으로 지키기 위해, 이미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수련을 멈추지 않습니다.
출처 : towerofgod.fandom.com
그 결과 3부 30화에서, FUG 원로와의 대결 장면에서 견족 중 유일하게 전신 의태를 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오직 야마만 할 수 있는 전신 의태는, 자신의 강함에 취하지 않고 견족을 위해 자신의 힘을 사용하겠다는 야마의 의지 그 자체를 보여주는 상징물이기에, 독자로 하여금 작게나마 소름을 느끼게 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 탑코너 - 내가 할 수 있는 게 계산뿐이라면, 그거에 더욱 몰입하겠어.
탑코너는 여느 축구만화의 주인공과 다르게 굉장히 허약한 안시준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이 캐릭터는 원래 축구를 포함한 모든 운동을 못합니다. 하지만 딱 하나 잘하는 게 있었죠, 바로 계산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궤적으로 공을 패스하기 위한 각도를 순식간에 계산한 뒤 그에 맞는 힘으로 공을 차서 정확한 위치에 패스하는 안시준. 처음에는 과연 이렇게 축구를 해도 되는 것인가 의심을 품던 시준은 자신에게 축구를 제안한 친구가 보내는 믿음으로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24화 수진고와의 대결에서 결정적인 골 득점에 성공하게 되죠.
사람이라면 자신의 단점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단점만 보며 살아갈 건가, 아니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것인가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안시준이라는 인물은, 고민의 순간에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장점을 선택해 성취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3. 목욕의 신 - 묵묵히 빌딩을 오르던 그 남자처럼.
출처 : 인터파크 도서
목욕의 신 주인공 허세는, 겉멋만 잔뜩 든 대학생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은 채, 사채를 빌려 쓰며 도망치다가 우연한 기회로 목욕탕에 취직하게 됩니다. 허세가 맡게 된 직무는 세신사. 처음에는 세신사를 무시하지만, 이윽고 허세가 취직한 금자탕의 세신사의 대단함을 직접 깨닫게 된 허세는 세신사라는 직업 자체를 진지하게 여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허세라는 인물이 각성하는 순간은 웹툰의 마지막화에 나옵니다.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한 허세이지만, 뭔가 결핍감을 느낍니다. 자신에게서 무언가가 빠져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허세는, 마침 고층 빌딩을 말없이 오르던 한 사내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금자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웹툰은 끝이 나고요.
출처 : 지니
남들이 말하는 안정적임에 우리는 쉽게 안착하게 됩니다. 도전은 피곤하고 나를 옥죄니깐요. 하지만 정말로 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내가 갈망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허세는 만화 마지막 장면에서 마침내 그것을 깨닫게 된 것이고요.
4. 별빛 전사 소은하 - 나를 믿어주는 가족, 친구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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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전사 소은하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혼혈인 은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게임을 이용해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의 음모에 맞서 지구를 지키려 하는 은하의 이야기는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을 꽤 몰입시킵니다.
특히 은하가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은, 단지 어린이들만의 대상으로 했다고 보기에는 굉장히 디테일했습니다. 자신이 외계인과 혼혈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은하는 자신의 초능력을 맘대로 사용하고, 그 능력 덕분에 자신을 무시하던 친구들에게 인정받자 원래 자신을 지지해주던 친구들에게 소홀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은하 자신의 곁에 있어주던 것은 초능력과 상관없이 늘 자신의 곁에 있어주던 친구들이었다는 사실을 은하는 깨닫게 됩니다.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 은하는 내적으로 각성을 하게 되는데요. 초능력 힘도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지구를 지키겠다는 용기도 생기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각서이란, 어쩌면 사람다움,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