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과는 또 다른 재미
여는 글 : 게임형 웹툰 좋아하세요?
게임형 웹툰은 어느정도의 성취가 보장되어있죠.
그 이유는 게임 자체가 가지는 성장의 특성때문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용자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적당한 구간에서 난이도를 조절하여, 마치 유저 자신이 성장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 기분을 스킬 레벨 올리기, 좋은 장비를 맞추게 하기 등의 요소로 극대화시키죠.
이런 게임의 요소들을 만화에 적용했으니 재미가 없을리가 없습니다. 카카오 스토리의 나혼자만 레벨업, 네이버 웹툰의 전지적 독자시점은 이러한 게임의 요소들을 너무나 잘 활용한 만화들이구요.
그런데 게임형 웹툰이지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연출을 진행하는 카카오 스토리 웹툰이 있습니다. 바로 웹툰 [템빨]입니다.
첫 번째 : 내가 아이템 제작자라면?
웹툰 [템빨]은 기존의 게임형 웹툰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아이템 제작자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이는 기존의 웹툰들이 전달하지 못했던 '아이템 제작'이라는 즐거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행위는 100% 확률을 장담하지 못하죠. 실패할 확률도 있고, 잘 만들어지더라도 등급에 따라서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이템 제작의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툰 [템빨]은 주인공이 아이템 제작에 실패하여 절망하고, 때로는 좋은 제작 도구를 만들어 아이템 최상위 등급인 에픽등급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어 또 다른 의미의 쾌감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아이템 제작 중 주인공과 의뢰자가 전투에 휘말려, 아이템 재료에 의뢰자에 피가 묻는 상황도 발생하는데요. 주인공은 피가 묻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려 했느나, 재료가 아까워 결국 재료를 사용해 아이템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피가 묻은 재료로 장비에 특수효과가 부여되게 되어 역대급 아이템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웹툰 [템빨]은 이런 만화 상의 변수를 RPG 게임 특성에 맞춰 잘 변화시키고 있어, 앞으로는 어떤 옵션이 등장할까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두 번째 : 템빨이라는 웹툰의 한계는?
결국 [템빨] 또한 게임형 웹툰이기에 게임형 웹툰이 가지는 한계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주는 핵심요소인 성장적 요소가, 결국 지루함을 유발한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면 게임형 웹툰뿐만 아니라 소년 만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한 적이 나타나야 하고, 그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주인공은 다시 또 성장해야 하는 플롯이 지루함을 유발하는 것이죠.
아이템 제작자라는 주인공의 설정이 이런 반복 성장 구간을 독특하게 해소해줄 것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파워 인플레이션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한편 과연 [템빨]이라는 웹툰 세계관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혹은 적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혀져있지 않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즉, 명확한 목표 없이 그저 아이템을 만들고 강해지고 하는 것이 [템빨]이라는 웹툰이 장기화되었을 때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네이버 갓오하의 경우에는 '아직도' 연재하고 있는 대표적인 웹툰이죠, 초반 기획은 전세계 고교생 중에 가장 강한 자를 찾아낸다라는 핵심 주제를 가지고 스토리가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판이 커져도 너무 커져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지 모르겠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만화가 진행될수록 세계관이 캐릭터들과 덩달아 성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만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 메세지가 흐려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직 웹툰 [템빨]은 웹툰이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문제 또는 적이 명확화되지 않았기에 연재 중반쯔음 그런 목표를 한 번쯤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그 목적이 주인공에게는 강해질 이유가 될 것이며, 독자들에게는 웹툰을 계속 봐야하는 이유로 작용할 것입니다.
마무리 : 웹툰 [템빨]은 원래 웹소설이었습니다!
템빨의 원작은 웹소설로, 웹툰으로 다시 각색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작품입니다. 카카오 페이지와 네이버에서 이런 웹소설의 웹툰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어떻게 보면 이미 성공한 IP를 재창작하는 것이기에 사업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웹소설 기반 웹툰이 유명해지면서 같이 원작 웹소설도 유명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 웹소설 읽으면서 '나도 한 번 이렇게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해보신적 있지 않으신가요? 한 때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웹소설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사서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샀던 책은 바로, 산경 작가의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이라는 책입니다. 좋았던 점은 작가가 희망찬 어조로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하지 않고 이 정도를 할 수 없다면 작가가 되지 않는 편이 낫다라고 뉘앙스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입에 쓰지만 몸에는 좋은 약처럼,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