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인가? 침입자 인가?

당신은 나의 동반자(feat. 길냥이)

by 느루

서걱~ 서걱~


또다시 악몽의 소리가 드레스룸 천장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들리는 조그마한 소리 “냐옹~” “냐옹~” 당분간 잊고 지냈던 소리였고 앞으로 안 들었으면 하는 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 친구의 첫 만남은 기억이 안 나지만 작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선선할 때쯤 드레스룸 천장에서 “나 여기 있다”는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다.


주택가 가 많은 지역에 살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손님이다. 가끔 에어컨 실외기를 보러 옥상에 잠깐 올라가면 주택 지붕 위를 유유히 지나가는 많은 길냥이 들을 봤다. 우리 집 지붕 위에 가끔씩 출몰하면 어김없이 “아이컨택”을 하고 듣지도 못하는 고양이한테 어금니를 깨물면서 “마~우리 집에는 얼씬도 하지 마라”라고 말은 한다(사실 거친 말도 한다).


물론 멀리 가라는 액션도 취하면서 위협을 준다. 고양이는 도망치는 척하면서 먼발치에서 나를 비웃듯 째려본다.


동물 애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소중히 대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근데 고양이한테는 왜 이렇게 정이 안 가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애완동물을 키우라고 하면 고양이보다는 개를 키우고 싶다. 레트리버 같은 순한 강아지들. 고양이가 영물이라서 그런지 눈을 보고 있으면 나를 깔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세로로 날카롭게 찢어진 눈동자 또한 무섭다. 특히 밤에 마주치게 되면.


와이프는 주택 살면 다 그런 거라고 그러려니 하면서 살자고 했었지만 잠들 때 들리는 고양이 소리는 나한테 너무 스트레스였다. 추가적으로 무슨 바닥을 그렇게 긁어대는지(발정인가?) 그 소리도 너무 듣기가 싫었다.


출근 준비하는 드레스 룸 천장에서 “잘 갔다 오라”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그냥 야옹야옹 소리를 천장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울어댄다.


안 되겠다 싶어서 아주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고양이 퇴치법을 수소문했다. 오렌지 껍질이 고양이 가 기피하는 향이라고 해서 옥상에 오렌지 껍질을 뿌렸다. 오렌지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소리가 안 들렸다.


고양이를 위해서 4계절을 오렌지를 먹을 수 없는 노릇이고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햇볕에 말려져서 더 이상 그 효능이 나오지 않고 , 귀신 같이 어떻게 알고 오는지 또 천장에서 “나 왔다” 는 소리를 들려준다.


고양이가 싫어하는 향을 입힌 돌 같은 것도 사서 뿌려봤지만 일시적인 방편이었다. 119 구조대의 도움을 얻어서 쫓아내려고 했지만 다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원론적인 해결 방법을 생각하다가 쫓아내기보다는 아예 못 들어오게 하자는 결론이 났다.


지붕을 뜯어내고 고양이를 쫓아내고 다시는 못 들어가게 지붕을 덮자는 계획이었다. 안 그래도 천장에서 한자리에서 애기 고양이 소리가 계속 나서 어디에 끼여서 못 움직이나 싶어서 걱정도 됐던 시기였다.


리모델링할 때 지붕을 공사를 해주시던 분이 오셔서 일단 지붕을 뜯은 상태로 고양이들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지붕을 뜯긴 뜯었는데 엄마는 없고 애기들만 천진난만하게 천장 위를 활보하고 있었다. 내가 저렇게 찍고 있었도 나랑 아이컨택을 하면 거리낌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비도 다행히 안 왔고 2,3일 정도 저녁에도 더 이상 소리가 안 나서 지붕이랑 천장 틈새를 매워서 다시 닫았다.


고양이가 영물이라서 자기 자리가 없어지거나 아기 키우는 상황이 나쁘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 이상 그 자리에 안 온다고 했다. 제발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렇게 나의 달갑지 않은 손님과의 시즌1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지금 현재는 시즌1과 양상이 비슷하다. 엄마가 아기를 우리 집 천장에서 낳고 키우는 상황인 것 같다. 천장을 메울 때 절대 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틈이 생겼는지 참 희한할 노릇이다. 아니면 우리가 만만 한니?


와이프는 스트레스받지 말고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가자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침입자이다.

또 너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