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와 난관

길고 길었던 시간

by 느루

2018년 11월 나도 대한민국에서 땅을 가지게 되었다. 어마어마 한 면적의 평수는 절대 아니지만 와이프와 나의 보금자리가 만들어졌다. 리모델링까지 험난한 길과 부채의 무게가 느껴졌지만 그래도 좋았다. 편히 먹고 자고 쉴 수가 있는 나의 집. 그리고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구옥이라 쓰고 한옥이라고 말하는 나의 안식처.


2018년 11월 중순 집 매매 , 매매 후 바로 집을 못 비우시고 이사 가야 될 집 문제 때문에 어르신들이 일주일만 더 지내기를 부탁하셔서 11월 말쯤 돼서야 사람 온기가 안 느껴지는 빈 집이 되었다. 그때 날씨도 많이 추워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사람이 없는 빈 집을 부모님, 지인 들한테 보여줬을 때 다들 왜 그렇게 걱정을 하는지 몰랐다. 특히 부모님 “아이고.. 주택 어떻게 살라고 하노 손 갈게 많은데... 부지런하지도 않은 놈이...” 지금이라도 “아파트로 다시 알아보자”라는 말로 들렸지만, 이미 집문서는 내가 가지고 있었다. 명의도 공동명의도 아닌 내 이름으로.


다행히 와이프 지인을 통해 리모델링 업체와 미팅을 했다. 부모님이 알아본 리모델링 업체는 아파트 형식으로 바꾸려고 해서 와이프가 단칼에 잘랐다.

리모델링을 해주시는 분이 여자 대표님 이셔서 와이프랑 뭔가 잘 맞았던 것 같았다. 남자라면 공감을 못하는 집에 대한 로망과 그런 감성. 모든 남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나의 신혼집에 대한 로망은 단지 하나였다. “아일랜드 식탁” 이것만큼은 정말 가지고 싶었다. 요리를 소름 끼치게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잘하고 싶은 욕심이 좀 있었다. 그래서 거실을 보면서 요리도 하는 게 나의 로망이었다. 와이프한테 “아일랜드 식탁” 이것 빼고는 다 취향대로 리모델링을 하라고 했다.


일반 단독주택이 아닌 한옥(구옥)을 택한 이유가 “한옥 진흥사업”이라고 해서 대구 남구청에서 “전통한옥을 보존하고 신축을 장려하여 대구 고유의 경관을 구축” 하자는 취지였다. 한옥 신축 및 수선시 공사비용의 3분의 2를 지원해준다는 정보라서 아주 희망찬 기대를 안고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었다. 한옥이라는 고유한 매력과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포기를 했다. 왜냐면 전통 오리지널 한옥이 아니었다. 서까래도 있었지만 말 그래도 구옥이었다. 이전 어르신들이 불법으로 개조한 이력도 있어서 마음을 비웠다. 그리고 지원을 받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도 변명이지만 복잡했다.


또 다른 난관은 어르신들이 사용하셨던 “심야전기보일러” 가 너무 추운 겨울에 방치가 되어서 온돌 기능은 잃었고 , 온수 기능만 살아남게 되었다. 온수마저 안됐으면 다시 부동산에 가려고 했다. 나는 더위는 견뎌도 추위는 못 견디는 성격이라 추위가 너무 싫었다. 빈 집을 자주 오고 가면서 이리저리 신경을 썼어야 했다. 결국은 이번 겨울은 잘 껴입고 전기장판으로 견뎌보자고 했다. 다행히 천장에 시스템 에어컨이 난방도 되어서 얼어 죽지는 않았다.


대표님이 공사를 하시다가 안 되겠다 싶으셨는지 집에서 미팅을 하자고 하셨다. 이유인즉슨 너무 오래된 구옥이라 뼈대만 남기고 벽을 다 허물어야 된다고.... 바닥에 온돌 배선을 위해 땅을 팠는데 벽이 오래되고 약해서 계속 허물어진다고 하셨다. 내 마음도 허물어졌지만 대표님을 전적으로 믿어야 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 말은 공사가 계속 딜레이가 된다는 말이고 , 허니문을 갔다 와도 각자 집에서 생활을 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우리 신혼집 입주는 봄바람이 부는 작년 4월 에 하게 되었다. 말이 봄이지 너무 추웠다. 그래도 내 집이 생겼다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마당에는 잔디를 심을까 돌을 갈까 데크를 할까 고민도 했고 , 옥상에는 텃밭을 해서 심자 등등 온갖 로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반전은 집을 꾸미는 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전 어르신들이 살았던 집 내부는 요런 모습이었습니다

대표님이랑 와이프가 영혼을 갈아서 리모델링 한 모습은

그리고 나의 로망인 겸손한 아일랜드 식탁.

작년에 찍었던 사진이라 지금의 집이랑 좀 다르지만 그 사이의 과정이 새록새록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집은 투기나 투자 목적이 아닌 실제 거주할 생각으로 매매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집값이 오르거나 땅값이 오르면 좋다. 집값이나 땅값을 생각해서 집을 구매한 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시간이 흘러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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