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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Jan 05. 2021

행복의 기준

주문을 외워보자~

2021년 올해로 39 살이고 , 내년에는 불혹을 바라본다.  


불혹
不惑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다.”


공자님이 나이 마흔에 직접 체험하고 깨달았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를 살고 계신다면 저 말이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한민국에서 마흔은 누구보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친한 친구 한 명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짝꿍이었고 추억도 많고 고마운 친구 중에 한 명이다. 요즘 일 때문에 도와준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친구의 꿈은 고등학교 때 육사 , 벽이 높았는지 포기하고 대학교 들어가서는 ROTC로 갔다. 말뚝 박을 줄 알았는데 전역 후 경찰 공무원을 준비했고 , 몇 차례 낙방 후 현재는 아버지를 따라서 인테리어 일을 배우고 있다.


옆에서 쭉~지켜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가정사도 있었고 , 경찰 시험에 늦더라도 합격이 될지 알았는데 결국은 포기를 하고 아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게 참 안 풀린다고 생각을 했다.

제주도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아버지 건강 문제로 지금 일을 하게 되었는데  ,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해서 안타까운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못 찾고 있는 게 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군인이었을 때도 부조리를 못 견뎌서 전역을 했고 , 경찰이 되어서 못된 놈 들 잡고 싶다고 했던 친구인데 대화를 할 때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서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하게 되는 걸 느꼈다.


-내 앞길이 캄캄하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맞나 싶다.

-생각이 많아서 밤에 잠이 안 온다.

-요즘 분노 조절이 잘 안된다


나는 그냥 듣기만 했다. 이 친구의 부정적인 감정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 친구한테는 위로가 되었으면 했다. “다 괜찮아질 거다”라는 말보다는  


다행히 여자 친구는 있어서 예전에는 결혼 이야기를 간혹 하긴 했는데 요즘은 이 친구한테 결혼 이야기를 안 꺼내게 된다.


생각을 해보니 “결혼 이야기를 한다는 말은 결혼을 빨리 하라는 말이고 , 나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니깐 다 할 수 있다”라는 의미인데 이 친구한테는 내 생각이 전달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친구의 생각과 상황을 100%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결혼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 이후로 결혼 이야기를 잘 안 하게 된다.


물론 결혼 유/무가 행복의 기준이 아닐 수도 있다. 결혼을 안 해도 충분히 행복한 사람들이 많다고 믿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지만 결혼 후에도 그러면 안 되겠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일을 끝마치고 친구랑 단둘이 차를 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친구 아버지가 친구한테 이런 말을 했다.


“아버지는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결혼을 해서 행복하면 하는 거고 , 아니면 결혼을 안 해도 된다.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버지는”


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뭔가 애잔했다.


정답 일수도 있고 현답 일수도 있는데 난 이 말이 뭔가 참 슬프게 들렸고 , 친구로서 내가 할수있는 위로는 “하쿠나 마타타”



나도 가끔 내가 도른 자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글이 즐겁거나 유쾌하지 않은 글 인데 이 글을 쓴다고 생각하고 난 뒤에 자꾸 생각나는 노래 가사가 있다. 너무 뜬금포 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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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필수 ,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아모르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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