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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Apr 12. 2021

당신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완벽한 버킷 리스트 실현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적은 목록


사람마다 꼭 버킷리스트가 아니더라도 꼭 해보고 싶은 건 한 두 가지씩 있을 것이다. 한창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많이 쓰일 때 나도 한번 곰곰이 생각했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지 운동과 관련된 것들이 많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맨체스터 유니폼 입은 박지성 경기 영국에서 직관하기

-스페인 누 캄프 바르셀로나 경기장 직관과 + 메시 골 보는 것.

-마라톤 42.195km 완주하기

-캠핑카로 전국일주

.

.



등등 그때는 많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현실과 타협을 많이 한 건지 모르겠지만 많이 줄었다.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을 하고 리스트를 많이 늘려가야겠다.



인생의 첫 허니문은 어디로 갈지 생각을 하다가 바로 생각이 난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나의 버킷 리스트 중에 스페인 가서 메시를 보는 거였기 때문에 주저 없이 선택을 했다. 와이프도 크게 반대 없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정할 수 있었다.


스페인 허니문 일정이 마드리드로 들어가서 바르셀로나로 OUT 하는 일정이라서 하루하루 꿈같은 시간들이 지나가서 아쉬웠지만 , 바르셀로나로 가는 일정은 너무나 설레었다


지금도 조금 후회가 되긴 하는데 몇 푼 아껴보겠다고 제일 싼 구역에 티켓을 구매를 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경기장만 넓게 보이고 선수들은 자세히 안 보이는 그런 뷰였다, 제일 꼭대기 층..


경기장 가는 순간순간이 너무 설레고 기뻤다. 메시 유니폼도 사고 경기장 앞에서 사진도 찍고 맥주도 마시고 응원가도 듣고 정말 여기 다시는 못 올 것 같은 기분으로 시간들을 즐겼다.


정말 여기서 좀만 더 욕심을 부려서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와 바르셀로나가 “메시”가 붙은 클라시코 경기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 해지는 상상이다.   


경기가 시작되고 맥주도 마시면서 응원가도 같이 부르고 상대팀이 약팀이라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나름 최대한 즐겼다.


하지만 이 버킷리스트의 퍼즐의 완성은 메시 플레이를 보는 것이고 추가로 골 까지 넣는 걸 보는 건데,  너무 일방적인 경기 양상이라 메시가 안나올 수고 있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아무리 버킷 리스트 지만 퍼즐을 다시 맞추기 위해 올 수는 없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응원석에서도 계속 “Messi” 불러댔다.


나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는지 “Messi” 드디어 등판했다.


널 보기 위해 멀리서 왔다.



메시의 플레이는 뭐 말 안 해도 내가 이 먼길을 온 게 아깝지 않을 만큼 휘젓고 다녔다.


이번 버킷 리스트의 마지막 한 가지 남은 퍼즐은 “메시의 골”


메시를 보고 나니깐 이 경기장에 온 것 만도 너무 벅찼고 메시의 골이 없어도 만족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걸? 필드골까지 넣어주시네


메시가 넣은 거 맞습니다.

메시가 아니라 다른 선수가 넣었다고 우겨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 안 보이지만 메시가 넣은 게 맞다. 나한테 골 선물을 해주려고 주로 쓰는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넣어주었다.


스페인 + 바르셀로나 + 누 캄프 경기장 직관 + 메시 플레이 + 메시가 넣는 골


어디 하나 결함이 없는 완벽한 나의 버킷 리스트 실현이었다.



코로나가 1년 이상 길어지고 국내로 여행을 가도 들뜬 마음을 마스크가 막고 있고 , 사람이 많은 곳은 조심스러워하니깐 예전에 여행을 가는 만큼의 감정이 안 나오는 것 같다.


날씨가 풀려서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 더불어 나의 회사 복직의 앞날이 잘 안 보이고 , 5월 이후부터는 정부 지원이 없는 무급휴직이라서 앞으로의 인생 설계가 좀 필요한 시점이다. 마냥 회사 복직을 기다리는 게 맞는 건지도 생각을 하게 한다.


뜬금없지만 이렇게 우울할 때 꺼내 먹으라고 추억을 많이 쌓아놔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허니문 기간 때 스페인의 여러 도시와 바르셀로나 경기장에서의 함성이 다시 생각이 난다.    


허니문 갔다 온 지 2년이 지났지만 마지막 날 인천으로 가는 바르셀로나 공항에서의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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