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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Jul 21. 2021

개미와 베짱이

근면, 성실 , 부지런하면 돈 많이 버나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노가다)을 쉬고 있다.


쉬면서 휴식을 취하는 건 좋지만 일을 안 하면 한 달에 나가는 고정지출 금액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하루하루의 내 감정은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지분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긍정으로 지분을 채우면 좋지만 아직 멘털 훈련이 더 필요한 어른이라서 쉽지가 않다.


20 겪어보지 못한 취준생의 감정을 내일모레 마흔에 겪고 있다. 아직 퇴사가 아닌 휴직 중인 직장인이라서 알바  군데를 지원했지만 모조리  까였다.


나이가 문제였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몸을 쓰는 일이다. 아직 젊다고 하면 젊지만 예전 20대에 노가다를 할 때 느껴보지 못한 고통을 많이 느낀다. 왜 이렇게 손목이랑 발목이 아픈지..


지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몸 쓰는 일을 더 하다가 나중에 늙어서 몸을 아예 못 쓸까 봐 걱정이다.


    


개미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 열심히 나무를 나르고 부지런히 일을 했다. 하지만 베짱이는 여름철 나무 그늘 아래서 일은 안 하고 기타를 치면서 놀기만 했고 열심히 일 하는 개미를 놀렸다.


겨울이 다가오자 베짱이는 당연히 일을 안 했기 때문에 먹을 거랑 추위를 피할 곳이 없었다. 베짱이는 눈이 쌓여 있는 추운 길을 걷다가 개미집으로 가게 되었다.


“개미님 문 좀 열어주세요 , 너무 춥고 배고파요..” 이를 본 개미들은 불쌍히 여겨 “베짱이님 추운데 어서 들어오세요”라고 말했고 , 베짱이는 여름날 일은 안 하고 논 자신을 후회하면 눈물을 흘렸다.



누구나 아는 아주 유명한 우화인데 결말이 저게 맞는지 모르겠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폭염경보가 뜬 점심 이후에 열심히 삽질을 하다가 썡뚱맞게 문득


“만약 베짱이가 개미한테 돈을 받고 힘든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노래를 정성스럽게 불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개미도 처음에는 거절을 했겠지만 , 이후에 한 번쯤은 베짱이가 하는 노래에 하루의 피로가 풀리고 감동을 받았고 내일의 노래가 기대가 되면 충분히 돈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조금의 억지스러운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 나는 삽질하던 삽을 모래에 꽂고 멍~하니 멍을 때렸고 현타가 왔다.


내가 마치 개미가 된 것처럼.


현재 나에게 베짱이는 이 브런치와 , 블로그 , 유튜브 여러 SNS이다. 이 베짱이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다.


이 베짱이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노동의 강도가 어떤지 모른다.


실질적인 돈을 지불하는 건 없지만, 나는 이들한테 의지를 해서 돈을 지불하고 있다.


 



근면, 성실 , 부지런


초등학교 때 가훈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있으면 반에 한, 두 명쯤은 있을 법한 가훈이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 좋은 덕목 들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기 어렵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고 해야 되나.


하지만 요즘은 왜 이렇게 저 가치있는 덕목들이 원망스러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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