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면, 성실 , 부지런하면 돈 많이 버나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노가다)을 쉬고 있다.
쉬면서 휴식을 취하는 건 좋지만 일을 안 하면 한 달에 나가는 고정지출 금액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하루하루의 내 감정은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지분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긍정으로 지분을 채우면 좋지만 아직 멘털 훈련이 더 필요한 어른이라서 쉽지가 않다.
20대 겪어보지 못한 취준생의 감정을 내일모레 마흔에 겪고 있다. 아직 퇴사가 아닌 휴직 중인 직장인이라서 알바 몇 군데를 지원했지만 모조리 다 까였다.
나이가 문제였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몸을 쓰는 일이다. 아직 젊다고 하면 젊지만 예전 20대에 노가다를 할 때 느껴보지 못한 고통을 많이 느낀다. 왜 이렇게 손목이랑 발목이 아픈지..
지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몸 쓰는 일을 더 하다가 나중에 늙어서 몸을 아예 못 쓸까 봐 걱정이다.
개미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 열심히 나무를 나르고 부지런히 일을 했다. 하지만 베짱이는 여름철 나무 그늘 아래서 일은 안 하고 기타를 치면서 놀기만 했고 열심히 일 하는 개미를 놀렸다.
겨울이 다가오자 베짱이는 당연히 일을 안 했기 때문에 먹을 거랑 추위를 피할 곳이 없었다. 베짱이는 눈이 쌓여 있는 추운 길을 걷다가 개미집으로 가게 되었다.
“개미님 문 좀 열어주세요 , 너무 춥고 배고파요..” 이를 본 개미들은 불쌍히 여겨 “베짱이님 추운데 어서 들어오세요”라고 말했고 , 베짱이는 여름날 일은 안 하고 논 자신을 후회하면 눈물을 흘렸다.
누구나 아는 아주 유명한 우화인데 결말이 저게 맞는지 모르겠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폭염경보가 뜬 점심 이후에 열심히 삽질을 하다가 썡뚱맞게 문득
“만약 베짱이가 개미한테 돈을 받고 힘든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노래를 정성스럽게 불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개미도 처음에는 거절을 했겠지만 , 이후에 한 번쯤은 베짱이가 하는 노래에 하루의 피로가 풀리고 감동을 받았고 내일의 노래가 기대가 되면 충분히 돈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조금의 억지스러운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 나는 삽질하던 삽을 모래에 꽂고 멍~하니 멍을 때렸고 현타가 왔다.
내가 마치 개미가 된 것처럼.
현재 나에게 베짱이는 이 브런치와 , 블로그 , 유튜브 여러 SNS이다. 이 베짱이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다.
이 베짱이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노동의 강도가 어떤지 모른다.
실질적인 돈을 지불하는 건 없지만, 나는 이들한테 의지를 해서 돈을 지불하고 있다.
근면, 성실 , 부지런
초등학교 때 가훈을 적어오라는 숙제가 있으면 반에 한, 두 명쯤은 있을 법한 가훈이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 좋은 덕목 들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기 어렵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다고 해야 되나.
하지만 요즘은 왜 이렇게 저 가치있는 덕목들이 원망스러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