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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Sep 19. 2022

길고 길었던 휴직이 끝났다

10월부터 k-직장인으로 복귀

30개월의 휴직이 끝났다. 2년 6개월 정도의 기간.


지난달 8월 회사에서 10월 전원 복귀하라는 공지나 올라왔다. 5월쯤에 노조 가 사측이랑 한번 논의를 했고 , 그 결과가 지난달 나왔다.


이번 연도까지는 복귀가 어려울 것 같아서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 경기가 좋아질 거라고 예상을 했는지 회사에서 큰 결심을 한 것 같다.


10월이면 유급휴직이 끝나는 달이라서 9월부터 알바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구하지 않아도 되었다. 불혹 나이에 알바를 구하는 게 쉽지 만은 않다.


그나마 구할 수 있는 알바는 몸 쓰는 일 밖에 없다. 몸 쓰는 일을 할 때 힘들어서 잠깐 멍 때리고 있으면 문득 옛날부터 어른들에게 들어왔던 말이 생각났다.


“기술 배우고 한자만 알고 있으면 먹고사는데 문제없다” 나 어릴 때까지만 해도 중국이 어마어마하게 경제적으로 부상할 거라는 예상을 다 했었다.


당연히 지금은 미국이랑 맞짱 뜰 정도로 성장했고 G2라는 말까지 생겨났으니깐  옛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참 신기할 정도로 맞다.


 


복귀를 하는 건 좋지만 문제가 하나 발생을 했다. 본사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이 아직 대구 시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해서 사무실 개설을 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리셨다.


?


대구 사무실이 없으면 어디서 근무를 한다? 영업 직무에 있는 직원들은 외근으로 버틴다 치면 , 나는 재택근무나 외근으로 업무를 볼 수 없는 직무이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


1. 대구에 남는다.

2. 부산지점에서 근무를 한다.


대구에 남는다고 하면 직무 변경을 해야 되고 영업 업무를 해야 되고 , 부산을 선택하면 부산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부산에서 방을 잡아서 주말 부부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쯤 되면 누구나 예상하듯이 주말 부부가 되는 걸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을 했을 건데 나는 부산 출퇴근으로 선택을 했다.


그 이유는 영업 직무에서 일하기가 너무 싫었다. 입사 후 처음 접한 직무는 영업이었고, 경험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옛날 멋모를 때 부딪혀서 영업을 할 때만큼의 열정도 안 나올 것이고


사람을 만날 때 비즈니스 마인드로 만나야 되고 , 가슴이 시켜서 하는 행동보다는 머리가 시키는 대로 행동을 더 많이 해야 되는 상황에 익숙해져야 하는 게 어려웠다.


물론 회사나 기업에서는 이 영업이라는 직무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부서이다. 나도 해봤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알고 있고 , 어쩌면 제일 힘들게 일하는 거지만 제일 필요한 직무이다.


우리 팀에서는 육아휴직으로 복귀하는 여직원을 제외하고는 다 부산지점에서 근무하는 걸 선택을 했다.


또 이쯤 되면 아 그러면 회사에서 교통비나 월세 같은걸 지원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한. 회사에서 10년 정도 짬이 생기면 회사가 지원해줄지 안 해줄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지금 이 상황이 그런 감이 오는 상황이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금융업 쪽에 종사하는 직원분들은 타 지역에 배정을 받으면 지원을 많이 해준다고 하는데 나는 애석하게도 금융업이랑 아주 먼 직종에 종사를 하고 있다.


혹시나 혹시나 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던 내가 원망스러웠을 뿐이다.


또 하나의 선택사항


1. 대구에서 출퇴근을 한다

2. 부산에 방을 잡아서 출퇴근을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2번을 선택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했겠지만 나는 1번을 선택했다. 나머지 팀원들은 마음 맞는 직원끼리 투룸을 잡아서 월세 반씩 부담을 해서 지낸다고 했다.


일단 나는 남 이랑 같이 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 돈도 더 많이 쓸 거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출퇴근 비용이나 월세 내는 비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왠지 돈이 더 많이 들어갈 것 같은 쎄~한 느낌이 들었다.


내 처지를 아는 회사 동기나 후배 선배들이 대구에서 출퇴근할 거라고 말하니깐 다들 “왜 방을 안 구하냐? “ , “피곤할 건데 버티겠냐?” , “후회할 건데?” 등등 다들 나를 걱정해줘서 하는 말들이라고 생각을 한다.


예전에 나의 쿠크다스 부스러기 멘털이라면 이런 상황이라면 심각하게 생각을 했을 건데 이제는 내가 한 선택에 한번 부딪혀 보자 라는 멘털이 좀 생긴 것 같다.


아마도 이 글을 서울, 경기권에서 출퇴근을 편도로 2시간 정도 걸리는 분이 보신다면 아주 우쭈쭈 하는 표정으로 볼 것이다. 참고로 동대구에서 부산역까지는 50분 정도 소요된다.


 


어느 순간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놓인 상황에 대해 어떤 의미 인지를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게 내가 원한 결과 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나는 어떤 종교를 믿고 있지도 않고 믿을 생각이 없다. 이번 경우는 뭐랄까 신의 뜻이라고 할까? 코로나도 그렇고 이제 10월부터 복귀는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는 비교하면 나의 상황이 달라졌다.


복귀를 하고 코로나 이전이랑 똑같이 대구 사무실에 출근을 했으면 나는 그다지 의미를 찾지 않았을 것 같다.


냉정하게 생각을 하면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가 해왔던 직무가 변경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고 , 한 달에 30만 원이 넘는 교통비가 깨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의미를 찾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꿔보려고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안 되는 사람은 안 되는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 되는 사람은 될 방법을 어떻게든 찾는다고 한다.


앞으로 회사 복귀까지 2주 정도 남았는데 하나씩 의미의 조각을 하나하나 찾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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