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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Nov 22. 2022

요양보호사로 일 하고 있는 엄마의 슬픈 에피소드

현대판 고려장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항상 엄마를 생각하면 일을 하고 계셨다. 중학교 때 비디오 가게를 해서 아버지가 말아먹긴 했지만 장사도 잠깐 하셨다.


일을 그만두고 텀이 그렇게 길지 않았고 코로나 때에도 공공근로 일도 하면서 일을 꾸준히 부지런히 하셨다.


우리 외갓집도 드라마에 나오는 옛날 집처럼 여자들이 희생을 했던 집이었다. 제일 큰 외삼촌이 대구에서


제일 좋은 명문대 경북대를 나와서 공직을 하다가 이제 은퇴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외삼촌만 대학을 나왔고 외갓집에서도 외삼촌만 공부로 밀어준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형편이 안 좋기 때문에 다른 형제나 동생들은 바로 사회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엄마도 그중에 하나였을 것이고, 만약에 엄마가 그때 공부나 집에 지원이 있었으면 지금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엄마 혼자서 네이버 페이로 카드 등록도 하고 , 쿠팡 어플로 주문을 하고 , 휴대폰에 삼성 페이로 쓸 카드도 등록을 우리들한테 도움을 구하지도 않고 스스로 다 하셨다.


아들의 입장에서 부지런한 엄마의 모습과 책임감으로 살아온 엄마로 인해 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엄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을 한 번에 합격을 했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에 부담이 많이 되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보기 좋게 한방에 합격을 해서 한 요양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장모님과 함께 조개구이를 같이 먹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는 참 일 한지 한 달이 좀 넘었지만 많은 것을 느낀다고 한다.


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줬다.


형편이 안 좋은 집에서는 늙은 부모님을 부양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요양원에 많이 보낸다고 한다.


요양원에 보내기 위해서는 공단이나 기관에서 직원이 나와서 치매 관련 질문을 이것저것 한다고 한다.


그 직원이 오기 전에 자식들은 늙은 부모님 한테 치매인 것처럼 연기를 해야 요양원에 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식은 어디에서 누가 공무원이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면"무조건 모른다고 해라"라고 답을 주문하고


자식들이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자식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


처음에는 공무원들이 , 이름, 사는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면 "모른다~ 모르겠습니다~ "라고 일관된 


을 하다가 끝 무렵에 공무원이 마지막으로" 어르신~ 이거 나중에 저희가 답변해주시는 거에 감사해서 선물을 드리려고 하는데 집 주소를 모르셔서 못 보내드리겠어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어르신들이 공짜 선물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아까 몰랐던 집 주소를 빠르게 대답을 한다고 한다.


엄마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는 웃고 넘겼는데 생각해 보니 웃픈 이야기가 아니라 슬픈 이야기였다.


치매 연기를 시키는 자식의 마음과 자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기를 기꺼이 해주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이런 상황들이 많이 있었는지 짐작이 가는 공무원의 마지막 질문까지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게 너무나 많지만 그중에 "건강"이 제일이지 않나 싶다.


이런저런 요양보호사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가 "자식이 판, 검사든 무슨 소용이 있냐면서 정작 부모는 요양원에 있는데" 라면서 건강에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내가 건강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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