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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Feb 20. 2023

한 달 동안 커피를 끊어봤다.

무지로 인한 결과

커피를 끊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회사생활 하고 부터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살았고, 주말에도 꼭 하루에 한 잔은 먹었다.


생각해 보면 특별히 커피에 대한 조예도 없고 관심도 그렇게 소름 끼치게 많은 편이 아닌데 뭐랄까 하루에 한 잔 정도는 꼭 먹어야 되는 필수 영양제로 생각을 한 것 같다.


복귀 후 일을 하면서부터 점심을 먹고 커피를 먹는 게 국룰인데 어느 순간부터 퇴근할 때쯤 책상 정리를 할 때 항상 커피가 많이 남았다.


대부분 배가 부르고 바쁘다 보니 커피를 챙겨 먹지를 못 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돈을 그냥 버린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내 돈을 주고 산 커피인데 그냥 버릴려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몸에 그렇게 좋은 영향도 주지를 못한다고 생각을 했다. 항상 목이 마르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셔야 되는데 커피를 마셨고, 가끔 심장도 빠르게 뛴다고 해야 되나.. 배변활동도 원활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 참에 한번 끊어보고 잘 맞으면 카페인 중독에서 벗어나보자고 다짐을 했다.



커피를 끊은 초반에는 오후에 하품이 많이 나왔다. 특별히 그때가 피곤했거나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카페인이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해야 되나 여하튼 오후가 좀 나른했다.


내가 이제껏 카페인 빨로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커피 마실 때도 화장실을 많이 갔지만 커피 대신 대체음료로 티나 정수물을 많이 마셔서 똑같이 화장실을 많이 갔다.


마지막으로 당 수치가 높아진다. 점심을 먹고 커피집을 가게되면 뭔가 티백을 넣어주는 티는 돈이 아깝고 그렇다고 스무디나 에이드는 먹기가 싫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음료는 코코아~ 밥 먹은 뒤에 당이 많은 걸 먹지 말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생각이 짧은지 모르겠다..



사람이 바보가 되는 건 한 순간이다. 왜냐면 모르거나 깊이 못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평범한 어느 날 점심을 먹고 항상 가는 커피집이 있는데 역시나 나는 따뜻하고 달달한 코코아를 주문했다.


같이 먹은 직원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커피를 한 달 정도 끊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고 손님도 많이 없어서 사장님은 커피를 만들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듣다가 한마다 하셨다.


"코코아도 카페인 들어가는데요?"


네??



아 순간 코코아도 초콜릿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초콜릿도 물론 카페인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걸 깨달았지만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억울해서라도 커피를 마실 까 생각했지만 그냥 코코아를 마셨다.


지금도 생각하니깐 내가 뭐 때문에 커피를 끊은 건지 참 한심했다. 하물며 녹차 티백을 마실 때도 카페인을 아주 벌컥벌컥 마신 거였다.


나의 무지로 내 몸은 꾸준히 카페인에 중독이 되고 있었고, 아메리카노 보다 비싼 코코아를 마셨고 , 덕분에 당 수치가 높아졌다.


이 사건 이후로 코코아는 마시지는 않았고 커피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디카페인을 마셨다.


생각해 보면 내가 커피를 끊고 싶은 건지 카페인을 끊고 싶었던 건지 그 기준이 모호했던 것 같다. 그냥 무작정 커피를 한번 끊어보겠다고 했고 , 커피를 끊으면 카페인을 당연히 끊을 수 있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 지금의 다이소를 만든 박정부 회장의 "천 원을 경영하라"를 읽고 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본질" 에민 집중을 하라는 내용이 있다.


내가 이 책을 커피를 끊을 때 읽었으면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나의 무지로 현타를 느꼈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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