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aw n Life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by 장건

나이에서 오는 권위에 의존하는 관계가 싫다는 생각에 몇년간 알고 지낸 친한 동생이자 후배에게 제안을 했다.

"너도 나한테 말놓자."


지구인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똑똑한 그가 역시 내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을 했다.


"싫은데요? 내 맘대로 할건데요. 그걸 왜 형이 정하죠? 내말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너무나 신선한 대답에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내가 다시 타이르듯 말했다.


"몇살 차이 나는 것도 아닌데 나 혼자 늙은이처럼 보이기 싫어서 그래. 그냥 놓자. GGap치지 말고."


그러자 후배는 말한다.


"말을 놓자는 건 탈권위인데, 말놓자고 강요하는 건 권위에요. 저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하나요?"


잠시 생각하다 내가 말했다.


"후자지. 나의 권위를 인정하고 반말해."

(이미 여기서 나는 졌다)


그가 말한다.


"형은 권위가 없어요ㅎㅎ"


결국 보통 이럴때 쓰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좋아, 반말하는 거 싫으시면 동등하게 제가 님한테 말높일게요"


그는 역시 내 예상과 다르게 대답한다.


"그러시던가요"


결국 그에게 말을 놓은지 6년만에 다시 존댓말을 하게 되었다.


헤어진 연인을 법정에서 상대방으로 만난 것도 아닌데 반말하던 사람에게 존댓말을 하게 되니 기분이 묘하지만, 존댓말을 하면서도 전혀 불편함 없이 반말처럼 말하는 후배를 보니 내가 젊은 꼰대였다는 걸 깨닫는다.


존댓말 반말 따지지 말고 그와는 차라리 영어로 대화해야겠다.

.

.

.


"I will kill you someday"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육아의 유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