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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 Jang Jun 13. 2024

실수하면 회복 불가 : B2B 기업의 PR파트너 선택

B2B 기업이 PR 대행사 선택 시 간과하는 치명적 오류들

B2B 비즈니스 환경은 장기적인 관계와 고가의 거래로 특정지어 집니다. 이런 맥락에서 Public Relations(PR)은 단순한 기업 이미지 관리를 넘어, 전략적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B2B 기업들이 PR 대행사를 선택할 때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류는 단기적인 성과 저하를 넘어, 기업의 장기 성장과 시장 지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치명적 오류는 'B2C 관점으로 B2B PR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B2C PR이 대중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노출과 인지도를 추구한다면, B2B PR은 매우 특정한 의사결정자와 영향력자를 타깃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은 일반 대중보다는 CIO, CISO, IT 관리자들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이들이 즐겨 보는 전문 매체와 참여하는 업계 콘퍼런스가 주요 PR 채널이 되어야 하죠. 하지만 B2C 경험만 있는 대행사를 선택하면, 이런 타겟팅 실패로 PR 예산이 허공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함정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보도자료 노출 건수나 온라인 언급량 같은 표면적 지표에 현혹됩니다. 하지만 B2B에서는 이런 숫자보다 '누가' 그 내용을 보고 반응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산업용 로봇 기업 A사는 과거 '실적 중심' 대행사와 협업해 3개월 만에 100건의 언론 보도를 이끌어냈지만, 실제 리드 발생은 미미했습니다. 반면 '관계 중심' 대행사로 변경 후, 주요 제조업 CTO들이 구독하는 뉴스레터에 심층 기사 5건을 실었더니, 20개의 고품질 리드가 발생했죠. B2B PR의 성공은 당장의 노출 수가 아니라, 1-2년 후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로 평가해야 합니다.



세 번째 위험은 '기술적 이해도가 낮은 대행사와 협업하는 것'입니다. B2B, 특히 기술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복잡합니다. AI, 블록체인, 양자 컴퓨팅 등을 다루는 기업의 PR은 이런 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문가 수준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메시지가 왜곡되거나 희석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한 바이오텍 스타트업은 기술 이해도가 낮은 대행사와 협업해 주요 기술의 차별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네 번째 실수는 '위기 관리 역량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B2B 환경에서 한 번의 위기는 기업 존폐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제품 결함, 데이터 유출, 규정 위반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 수년간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대행사의 위기 관리 경험과 역량은 금과 같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B사는 고객 데이터 유출 사고 후, 전문성 없는 대응으로 주요 고객 3곳을 잃었고, 이는 1년 매출의 40%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같은 업계 C사는 유사한 위기 시 전문 대행사와 함께 신속하고 투명한 소통으로 신뢰를 오히려 강화했죠.



마지막으로, '글로벌 관점의 부재'도 큰 위험입니다. 오늘날 많은 B2B 기업, 특히 기술 스타트업들은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합니다. 이때 국내 미디어 관계만 있는 대행사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 각 지역의 규제, 경쟁 구도, 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 국내 SaaS 기업은 글로벌 경험 없는 대행사와 함께 북미 진출을 시도했다가, 현지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 메시징으로 오히려 반감을 샀습니다.


이런 오류들은 단순한 '아쉬움'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B2B 환경에서 잘못된 PR은 수백만 달러의 계약 기회 상실, 투자 유치 실패, 시장 지위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회복에 수년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기업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 있죠.



따라서 B2B 기업의 리더와 마케팅 책임자들은 PR 대행사 선택을 단순한 '벤더' 선정이 아닌,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파트너' 선택으로 봐야 합니다. B2B 특화 경험, 장기적 성과에 대한 이해, 기술적 전문성, 위기 관리 역량, 글로벌 역량 등을 꼼꼼히 검증해야 합니다. 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B2B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입니다.



PR은 B2B 기업의 목소리이자 평판입니다. 그리고 B2B 세계에서 평판은 곧 생존과 번영의 열쇠입니다. 대행사 선택에 있어 위 오류들을 피한다면, 여러분의 PR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 기업을 시장의 리더로 이끄는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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