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을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 (짜장)

by 조경래 기술사

단무지와 양파 조각이 몇 젓가락이 되지 않아서 한 접시 더 가져왔다.


짜장과 짬뽕을 하나씩 시켜놓고 앉아 2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

바쁠 것이 없었는데, 이쯤 되니 마음이 바빠진다.


주방에서는 버너 소리와 웤질 소리가 분주하지만, 우리와 비슷하게 기다린 앞 테이블의 무표정한 얼굴에 시간이 멈춘 듯하다.

짜장의 중력장에 의해 시간은 왜곡되어있다.

주방은 홀과 서로 다른 시간 세계에 있지만, 주방의 요리사는 홀의 테이블을, 홀의 손님들은 주방을 팽팽하게 의식하고 있으며, 홀 서빙하는 여인이 그 긴장을 조율하고 있다.


아무도 말이 없다.

여기서 재촉하거나 짜증을 내면 하수다.


피크타임 한바탕 점심 전쟁을 치르고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몰려든 손님 테이블이 있는 짜장집 풍경이다.


25분을 기다리고서도 우리보다 늦은 테이블에 짜장면이 먼저 갔을 때 왈칵했지만, 하수처럼 보일까 봐 못 본척했다.

차돌박이 짬뽕.. 불맛 감칠맛이 참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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