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는 조카 녀석

by 조경래 기술사

스무 살 때에는..
마흔 살이 되려면 백 년 정도는 걸리는 줄 알았는데,
마흔이 되고 보니 딱 이십 년이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근데 그 마흔 살이 재작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벌써 오십하고도 거슬러 줄 게 있고, 나이 개수만큼 머리도 반백이 되어서 주기적으로 깜장 물을 들여야 하는 때가 되었다.

그렇게 세월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너무 꼰대스러운 이야기인 것 같아서, 다시 플롯을 구성하는 것으로 맘보를 고쳐먹었다.

오전 11시쯤..
칠월초에 군대 가는 조카 녀석 현수가 여자 친구와 함께 인사 온다 해서, 점심 식사 장소와 금일봉 그리고 해줄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는데,

해줄 말보다는 그간 소원하게 지내며 듣지 못한 살아온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듣고 내 사는 이야기도 하는 쪼금 더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대개의 아이들이 시간과 살아가는 여러 과정 들을 겪어가며, 머리 씨알이 굵어지고, 사람 관계를 이해하고, 이해 득실을 전제하지 않는 관계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는데..

이 녀석도 자라오면서 나처럼 불안정한 시기가 있었는데, 겪어낸 성장통만큼 많은 성장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가, 앞으로 좋은 기회 사람 여건을 만나서 잘 커나가길 기대한다.

점심은 육해공중 공군은 내가 좋아하지 않으니, 육군과 해군 마땅한 데를 골라 두었고,

용돈은 4장을 준비하여, 여자 친구 한 장과 현수에게는 머라도 들고 오면 2장, 빈손이면 1장, 들고 온 것이 내용과 감동이 있으면 3장을 주며, 그 이야기를 해 주려 맘먹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불편하고 꼰대스런 큰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