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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사장의 새벽 푸념
by
조경래 기술사
Aug 27. 2020
우리들이 잠든 새에 태풍은 매시간 30km의 속도로 북상을 했다고 한다.
새벽 4시경에 인천 앞 서해바다를 경유했다 하니, 한 시간 전 태풍의 중심이 자월 도니 뭐니 하는 섬들을 훑고 지나가서 곧 NLL을 넘어 북한지역으로 이동하겠다 싶다.
2층인 우리 집 발코니에 키가 닿아있는 나무들이 바람에 몸서리를 치고 있어서,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흔들림이라 생각했다.
바람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은 잔가지와 몸통을 흔들어서 뿌리를 더 깊고 견고하게 하는가 하면, 너무 심하여 뿌리째 뽑히는 경우도 있으니,
사람 역시 뿌리는 없지만, 여러 흔들리는 환경을 선한 영향력으로 승화할 줄 알아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관계적으로 단절의 결과를 갖게 하기도 한다.
코로나 19의 급격한 확대일로에서 우리 동네의 알만한 식당까지 언급되고 있으니, 마스크 착용 같은 생활보건 수칙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점심은 도시락을 주문해서 해결한 지가 일주일이 되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직원들에게 7시 출근 4시 퇴근으로 탄력 근무시간을 권고했는데..
오늘 새벽에 출근할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탄력근무를 탄력적으로 해줄 것과 태풍 지나간 뒷바람의 영향이 만만치 않으니, 오히려 한 시간 늦춰서 출근하는 것으로 했다.
10여 년 전 월급쟁이 시절의 직장의 초창기에 있었던 일들을 꺼내서 생각을 하고는 한다.
돈도 체계도 사람도 없었을 시절에 충성스럽게도 업무상의 여러 절차와 서식을 밤새워 만들던 직원들에게 사장이 보냈던 눈빛은..
회사가 잘 되기만 하면 너희들에게 별도 달도 다 따줄 거야 하는 것이 었는데..
실상 그 직원들이 지금은 그 회사에 남아 있지 않는 것을 그 회사 사장님의 악덕으로 치부하지만은 않는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 때마다, 직원들은 그에 상응하는 역량과 관리자의 마인드도 확장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치고 나오는 참신한 직원들과 이미 역량이 갖춰진 인력을 영입하여 그에 맞는 역할과 대우를 해줄 수밖에 없으니..
별도 달도 따줄 것 같은 눈빛은 그 당시의 따뜻한 시선으로 끝이라는 셈법에도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다.
내가 법인을 설립한 지 만 8년이 지나는 때인데..
지금까지 운도 좋았고 잘 해왔다는 것이..
전에 근무하던 회사의 인력을 빼오거나, 거래처를 가로채는 등 상도의를 저버린 적이 없고..
오고 감이 간혹 있었으나, 개인 성향에 대한 문제이지 회사에 불만 갖고 퇴사한 직원 하나 없고
근 3년간 이직 인원이 한 명도 없는 것도 자랑이라면 자랑인데..
요즘 직원들에게 불만스러운 것이..
업무 역량이니 자격 취득에 정체되어 있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소명하거나 야단맞으면 되는데 여러 사안에 결정하지 못하는 태도도 그렇고
공학적 학습이 업무역량인 우리 회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고 게으르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선하고 성실한데..
세파에 때가 묻어 있어 좀 약은 행태가 있는 나이 먹은 직원도 있고, 칼 같은 셈법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당혹스럽게 하는 직원들도 있는데..
묵직하게 감정의 동요 없이 어려운 일 해결하며 공치사 늘어놓지 않는 녀석도, 할 말 못할 말 키핑 해가며 배려가 몸에 밴 녀석도 있는데..
사회적 분위기나 제도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는 규모를 줄이거나, 아님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여 확장하던가 해야 하는데..
곧 다가올 전쟁을 준비하는 장수처럼 칼을 갈고 기름을 먹이는 차원에서
나쁜 습관을 가진 직원들에게는 그들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갑질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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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니며 좋은 친구와 체력을 얻었습니다.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아픔에 공감합니다. 유해위험물질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와 진솔해지는 삶을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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