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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치과

by 조경래 기술사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동네 치과를 다니다가, 차를 타고 30분을 가서 주차를 하고 다시 5분을 더 걸어야 하는 곳에 있는 치과를 다니고 있다.

올해 여름부터 치료를 시작했던 치주염 염증이 자꾸 재발하니, 동네치과에서는 발치해야 한다고 두 손 들어버렸다.

처음부터 오 원장에게 가지 않은 것은 그쪽 브리지 시술을 3년 전에 동네치과에서 했으니, 소정의 A/S 요구 차원이기도 했고, 거리상 가까운 면도 있었지만, 브리지 벗겨낸 흉측한 치아를 오 원장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2년 전 오원장네에서 임플란트를 할 때, 먼저 스케일링부터 했는데

"경래형! 스케일링이 이렇게 까지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게요 " 하는 말에 지금까지 만난 어느 치과의사에게 보다 더 안심하고 입을 벌렸는데, 작은 날로 저소음으로 구석구석 찬찬히..

다른 치과에서 "조금만 참으시면 돼요 " 하며 속전속결로 하는 간호사들의 스케일링하고는 수준이 과연 달랐다.

11월 초에..
동네 치과에서 사망 선고해서 찾아왔다고 하니깐, 허름한 임시치아부터 다시 제작하자고 했고, 시간이 좀 걸려도 살릴 수 있으니 좀 다닐 생각을 하셔라 했는데..

이제 본 치아를 만들어 임시 접착을 하고 3주에 한 번씩 들르는 것으로 치료 간격이 많이 여유롭여졌다.

발생된 문제에 대하여 원인과 원리와 치료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꼼꼼하게 살피고 만져주니 안심도 되지만, 내가 의료인은 아니지만 일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만 봤을 때도, 직업인으로서도 많은 귀감을 받게 된다.

지금은 코로나로 그렇지 못하지만, 마라톤클럽의 지역모임에서 매주 2~3회씩 훈련과 뒤풀이로 음주가무를 함께 하는 사이인데, 내가 입회한 2014년부터 오 원장은 지역팀장으로서 매주 훈련계획과 뒤풀이 계획을 종신직처럼 수행하고 있으나, 억센 자기주장 하나 없이 잔잔한 성품으로 모든 팀원들을 잘 아우르고 있으니 참된 리더감이다.

또 하나 좋은 점은..
다른 병원 의사들처럼 치료 후에 " 술 먹지 마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술 깨나 먹어 보이는 의사들이 술의 해악을 말하며 당분간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는 이야기 할 때면 가증스럽고 같잖해 보일 때도 있어 그때 갖는 생각은

" 선수끼리 왜 이래..!!! "인데..

그런 정색 없이 너무 많이만 먹지 말라고 하는..
오 원장은 진정한 선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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