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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by 조경래 기술사

영화 침팬지

오스카는 고아가 되었다.

생태계에서 나름의 질서는 그 간의 싸움의 결과로 얻어낸 팽팽한 영역의 균형일 터인데, 문제는 영역 내 먹을 것이 떨어지고, 다른 집단의 영역을 도발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 그리고 힘이 생길 때 발생하는 것이 전쟁이다.

그렇게 어린 침팬지 오스카는 전쟁에서 엄마를 잃고, 무리에서 외면을 받다가 대장 침팬지의 보살핌을 받는 대목에서 안도의 눈물이 났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에 제작에 참여했던 이들의 인터뷰가 있었는데, 촬영을 위한 정글에서의 사투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관찰자로서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침팬지들의 생활을 볼 수 있었던 것이 감동이었다는 내용들이었다.

주말에 케이블 TV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 중 하나를 고른 것일 뿐인데, 대자연 정글에서 사는 가녈픈 생명들의 삶.. 그 여운이 짙다.

돌로 깨뜨려 견과류를 먹는 오랜 장면도 지루하지 않았고, 엄마 이샤품에 안겨 행복한 시간이 아름답지만 불행을 암시하는 복선처럼 두려웠기도 했다.

긴밀히 협업하여 원숭이를 사냥하는 그들의 모습과, 이웃 영역을 침범하기로 결정하는 무리의 리더, 고아가 된 오스카를 받아들이는 대장 침팬지 프레디..

영화를 보는 내내.. 호모 사피엔스, 에렉투스, 사람을 동물과 구분하여 호칭했던 학자들은 사람만 알았지 동물의 세계는 겉 넘은 경솔한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다.

그저께 꿈에 메롱이가 나타나 동산에서 실컷 뛰어노는 꿈을 꾸었는데, 지나간 것은 꿈마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련하고 애틋하지만 그 마음 흩어지지 않게 한 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어야 했다.

모든 살아있는 여린 짐승들은 우리 메롱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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