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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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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래 기술사
May 19. 2021
노매드 랜드
돌려보기를 세 번 하고 나니 영화가 제대로 보였다.
영화에서는 수시로 유랑족들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밴들을 볼 수가 있는데, 기억에 남는 세 장면이 있다.
첫 번째 장면은 친구들을 싣고 떠나는 밴인데,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이 일상인, 결코 무겁지 않은 노매드들의 정리와 필반이었고,
두 번째 장면은 늙고 병들어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스완키가 본인의 유랑 가재도구 나눔을 하고 떠나는 장면
마지막은 유랑을 접고 정착을 위해 돌에 묶인 쪽지를 남기고 귀향을 하는 데이브의 차량
유쾌하지만 강인하고 과묵한 펀..
그녀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여러 복잡한 감정은 이렇다 하는 말이 아닌, 흙먼지를 날리며 떠나는 친구들의 차량에 고정된 시선으로 표현된다.
정착한 데이브의 집에 초대되어 하루 저녁 만찬을 즐기며, 음악이 있고 아기와 가족이 분주한 바퀴가 아닌 대지에 견고하게 붙어 있는 집에 함께 살길 프러포즈받지만, 다시 자신의 분신 뱅가드로 돌아와 잠을 청하고 다시 유랑을 떠난다.
그간 어찌 될지 몰라 창고에 보관하던 세간살이를 모두 정리하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남편과 함께 살던 집을 화해하듯 돌아보며 진정한 유랑을 시작하며 길 위에서 영화는 엔딩이다.
코로나로 산행, 캠핑과 더불어 우리나라에도 차박 열풍이 불었다 하고, 비트코인으로 떼돈을 벌어 조기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며 살아야겠다는 물정도 모르고 현실감각도 없는 말 하는 이들은 없겠지만,
마당에 새로 산 요트를 타보지도 못하고 지병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기구한 사연뿐만이 아니라,
중년을 넘어 자유와 은퇴를 꿈꾸지만 결행하지 못하는 나 같은 필부들이 보면 좋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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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니며 좋은 친구와 체력을 얻었습니다.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아픔에 공감합니다. 유해위험물질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와 진솔해지는 삶을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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