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유리로 태어난다

by 정강민

노란색 유리로 태어난다.

모든 것을 노란색으로만 인식하는........, 진노랑, 연노랑 등이 구분 없이 그냥 다 똑같은 노랑이면 세상을 구분 못하겠네, 구분이 없겠네, 세상은 하나겠네,


“육체는 바깥풍경을 내다볼 있는 유리창문이다. 죽음은 그 유리가 깨지는 것이고, 태어남은 유리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끼는 일이다.”

“죽음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수단인 육체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 세상은 우리의 육체적인 기관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지만 죽음은 영원한 끝이 아니다.”

톨스토이 인생론에서 나온 문장이다.


여자용 유리로 태어나면 어떨까?

이재용 유리로 태어나면.......

전쟁용 유리로 태어나면.......


잡다한 생각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원래는 인생론 한 페이지의 문단을 연결시키는 훈련을 하고 싶었다. 글쓰기와 죽음을 연결시켜보자고 마음먹고 192, 193페이지를 2시간 이상 보고 또 보고 있었다. 눈을 감고 의자를 뒤로 젖히고 사유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문뜩 ‘야 그냥 몇 자라도 써보자!’ 생각에 이르러 쓰고 있다. 머리는 부스스하고, 노트북 베터리는 7% 남았다고 경고하고, 뭐 하는 짓이니? 돌았니? 별의 별 잡다한 것이 떠오르고........,


노트북 베터리 유리로 태어나면......., ‘니 인생도 참~ 그렇다.’ 매번 충전을 기다리고, 매번 7% 남았을 때 경고하고, 넌 인생의 목적이 뭐니? ‘나 음~ 그냥 노트북을 나의 한계동안 유지시켜주고, 충천하라고 경고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왜 꼽냐?’


죽음은 진짜 끝이 아닐까? 그럼 다음은? 언제 다시 태어날까? 수억 년이 지나, 5백년이 지나, 3년 뒤에, 1달 뒤에, 죽자마자 바로 태어날까?


다시 태어날 것에 대한 고민은 죽음에 대한 고민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 이 현상계에서 하는 고민을 또 다시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익숙하거나 많이 고민했던 길로 다시 들어설 것 같다. 결국은 우리가 이 짧은 생에서 저질렀던 행위가 익숙할 것이고, 그 익숙한 길로 갈 것 같다. 여자용, 이재용, 전쟁용, 노란용으로 태어나도..........,


현생에서 세상에 유익한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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