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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시들게 하는 것은 고독이 아니라...

by 정강민

"고독함 속에서 강한 자는 성장하지만, 나약한 자는 시들어 버린다."

-칼릴 지브란

감기 몸살로 앓은 지 벌써 사흘째다. 콧물은 쉬지 않고 흐르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저릿하게 아프다. 입술에는 진물이 생기고, 기침도 끊이지 않는다.

노트북은 건드리지 않자 자동으로 화면이 꺼졌다. 잠시 몸을 일으켜 마우스를 움직여 화면을 켠다. 이 동작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그래도 뭔가에 집중할 힘은 나지 않는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피아노 선율과 영상으로 노트북 화면을 가득 채워놓고 멍하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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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마다 새삼 느낀다.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상이 비록 대단해 보이지 않아도 얼마나 값지고 귀한 일인지 말이다.

아프면 고독이 깊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독을 느낄 겨를조차 없이 아픔이 모든 감각을 삼켜버린다.

짧은 글이라도 하루도 빠짐없이 쓰겠다고 다짐했기에,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이렇게라도 남긴다.

지금은 고독 때문이 아니라, 감기 몸살 때문에 시들어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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