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칸트를 철학자로 보지 않았다.

칸트를 비판한 지점은?

by 정강민

칸트는 ‘철학자’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숙명적으로 안고 태어난 충동에도 불구하고, 말하자면 일종의 번데기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나의 말이 칸트를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자다.

-니체

칸트와 니체2.png 니체와 칸트

첫 번째 통념적 해석은...

니체가 말하는 '철학자'란 기존의 가치와 도덕, 형이상학적 토대를 근본적으로 전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칸트의 '숙명적으로 안고 태어난 충동'은 그가 새로운 철학적 통찰을 이끌어낼 잠재력이나 의지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완전히 펼치지 못하고 '번데기 상태'인 낡은 도덕적, 형이상학적 전제나 기독교적 가치관의 틀을 완전히 깨고 나오는 데 실패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니체는 칸트가 이성을 통해 도덕 법칙을 확립하려 했지만, 결국 기독교적인 도덕률을 이성이라는 옷을 입혀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낡은 것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의 말이 칸트를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자다." 이 부분은 니체가 자신의 비판이 단순한 인신공격이나 폄하가 아니라, '철학자'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정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즉, '철학자'는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시대의 가치를 시험하고 변혁시키는 존재인데, 칸트는 그 변혁의 최종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좀 다른 관점으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번데기 상태에 머물러’는 중간지대 즉, 확정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혼란으로 번민의 상태, 확정이 되면 우린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확정이 되지 않는다면 계속 사유해야 하기에 생각은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니체는 칸트를 비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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