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아름다움을 가꾼다

삼국지

by 정강민

후한 말, 동탁은 어린 황제를 앞세워 권력을 틀어쥐고 폭정을 일삼았다. 왕윤은 민심을 살리고 조정을 바로잡을 계책을 고민했다. 그때 왕윤은 한 가지 대담한 묘책을 떠올린다. 바로 여포와 동탁의 관계를 갈라서게 할 '미색이간계'였다. 그 핵심에 놓인 인물이 바로 절세의 미인 초선이다.


왕윤은 자신의 양녀인 초선에게 진심 어린 부탁을 한다.

"너의 미모와 마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


초선은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어릴 때부터 봐온 양아버지의 진심 어린 성정과 마음 그리고 나라와 백성을 위한 큰 뜻에 마음을 다잡는다. 그녀는 단순히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감정까지 기꺼이 무기로 삼기로 결심한 것이다.

여포와 초선.png


왕윤은 먼저 초선을 여포에게 소개하여 그의 마음을 사로잡게 했다. 용맹하지만 단순한 여포는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곧이어 왕윤은 동탁에게도 초선을 보냈다. 권세와 욕망에 눈이 먼 동탁은 주저 없이 그녀를 거두어들이고, 여포는 자신이 사랑한 여인이 양아버지 동탁의 품에 들어간 사실에 치를 떨었다.


이때 초선은 단순한 미인으로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여포의 곁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속삭였고, 동탁의 곁에서는 마치 모든 것을 의지하는 듯한 태도로 그의 마음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 눈빛과 표정 속에는 분명한 계산과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가꾸고 조율한 힘이었다.


결국 여포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동탁의 손에 빼앗긴 초선의 모습은 그에게 치욕이자 분노였다. 왕윤이 바라던 대로, 여포와 동탁의 관계는 초선으로 인해 균열되었고 마침내 여포는 창을 들어 동탁을 찔러 죽였다. 폭군의 몰락은 초선의 눈물과 미소, 그리고 감정의 헌신이 이끌어낸 결과였다.



초선은 자신을 아껴주고 인정해 주는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그 힘을 발휘했고, "여위열기자용" (여심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아름다움을 가꾼다) 이라는 말의 극적인 예가 되었다.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장부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심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를 위해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이 말은 사람은 누구나 '진심으로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앞에서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을 꺼내고 싶어진다는 깊은 인간적 본성을 말해주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직장, 친구, 연인, 가족 사이에서 우리는 누군가가 알아봐 주지 못하거나, 혹은 우리가 알아봐 주지 못했기에 멀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장 깊은 관계는 언제나 '지기(자기를 알아봐주는 것)'의 감정에서 비롯된다. 누군가 진심으로 나를 알아보고 인정해 준다면, 그 관계를 위해 전심을 다하고자 하는 그 마음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며,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 그 사람 앞에서 우리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진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가 아니라, 스스로 더 나아지고 싶게 만드는 사이, 그것이 진정한 인간관계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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