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

다. (인간실격)

by 정강민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1909-1948)

이 문장은 <인간실격>의 첫 문장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사람을 잘 파악하는 존재라 믿는다. 몇 마디 말만 들어도 상대가 어떤 인간인지 금세 간파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나 역시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 요조처럼, 인간의 삶 자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서, 나는 그가 조금은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감정은 이내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를 향한 연민으로 확장되었다. 인간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오직 자기 자신의 관점으로만 세계를 바라본다. 스스로는 객관적이라 말하고, 공정하다고 믿지만, 실상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선과 사고의 틀 안에서 보고, 느끼고, 해석할 뿐이다.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끝내 허락되지 않는다. 그 불가피한 고립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지닌 가장 슬프고도 가여운 운명처럼 느껴진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6화불완전함과 모호함 속에서 머물다보면 더 깊은 지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