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며 미소를 머금다.

당신은 어디에 계신가요?

by 정강민

저 멀리 복도에서 한 여성이 책을 보며 걸어오고 있습니다.

우리와 가까워질 때까지 책에서 눈이 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있었습니다.

스치는 순간에는 함박웃음이 만발했습니다. 순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봅니다. 어색했는지 웃는 얼굴을 무표정으로 바꾸었습니다. 곧 다시 책으로 들어갑니다.

예전 회사생활 할 때, 회계사 한분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걸어가면서 본 장면입니다.


그녀가 우리와 조금 멀어졌을 때, 회계사님는 말합니다. “진짜 재밌나 봐요? 직장 주변에서 저렇게 재밌어 해맑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봐요. 재밌는 것이 있다는 게 부럽네요~” 당시 그 회계사님은 상당히 지쳐 있었습니다.

저도 웃으며 한 마디 합니다. “여성분이 행복해보이네요.”



요즘은 거의 폰을 보거나 이어폰으로 뭔가 듣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걸어가면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책을 지금처럼 하루 종일 보지 않았습니다. 아침마다 스트레스 받으며 출근하는 직장인이었으니까요. 당시 출퇴근을 운전하면서 다녔기에 더더욱 책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책을 봐야 한다는 압박감만 있었다.

그래서 가끔 휴일 아침에 책을 읽으려고 지하철을 타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 지하철에서 책을 보면 집중력이 생겼습니다. 1호선이 의정부역을 지나 거의 종점까지 갈 때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지하철이 한강을 건널 때쯤에는 눈을 돌려 한강풍경을 봅니다. 휴일 오전의 여유와 햇살에 빛나는 한강은 언제나 ‘아~ 좋다.’라는 말이 나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이 좋았나?’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거라도 해야 마음이 조금 편했습니다. ‘나중에 뭐해 먹고 사나?’ 라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읽었던 많은 책에서는 말합니다. ‘원치 않는 곳에 있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원하는 곳을 알기도 쉽지 않고, 알았더라도 원치 않는 곳을 박차고 나가 원하는 곳에 가기도 역시 어렵다고”

근데........

진짜 원하는 게 있다면, 우린 반드시 그곳에 가게 됩니다.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게 문제입니다.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가슴이 뛰는 것, 해도 덜 지치는 것, 마음이 끌리는 것........., 등등.......,’

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것저것 정성을 다해 시도해보라’고. 핵심은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정성은 최소 3개월 이상 푹 빠져야 합니다. 대충 해보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판단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정성을 다했다면 아마 마음에서 감흥이 일어날 겁니다. 그 감흥을 믿고 ‘그곳’으로 가 정진하면 됩니다. .....................


당시 걸으면서 책을 보며 함박웃음 짓던 여성은 ‘원하는 그곳’에 갔을까요?

또 그 회계사님도 ‘그곳’을 찾으셨기를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본능'보다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