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을 얻는 방법
비가 옵니다.
도서관입니다. 아직 저 혼자입니다. 비 오는 도서관 풍경은 언제나 차분합니다.
상념에 젖습니다. 별로 피곤하지 않지만 그래도 살짝 멍합니다. 요즘 원고 작업의 시간적, 내용적 압박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원고작업은 늘 깔끔하지 않습니다. 투명하지 않습니다. 찜찜합니다. 한 꼭지를 끝내도 기분이 말끔하지 않습니다. 아마 글은 정답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수확문제처럼 정답이 딱 떨어지면 기분이 시원할건데......., 원고는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고, 좀 더 나은 내용이 있을 뿐입니다. 결국 자료를 더 많이 수집하고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면 계속 나아집니다. 결국 자신이 만족하는 수준이 끝나는 시점입니다.
요즘 마감시간에 대한 압박감과 원고 내용에 더 많은 인사이트를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사이에서 갈등합니다. 현재는 내용보다는 마감시간을 맞추는 쪽으로 살짝 기울긴 했습니다. 그래도 부실한 부분이 보이면 도저히 넘어갈 수 없더군요. 남들이 보면 그게 그건데.........,
삶은 혼탁합니다. 어떤 결과를 거두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취의 찰나적 순간이 지나면 또 혼탁해집니다. 이 혼탁을 밀어내기 위해 사람들은 산속으로, 명상센터로, 조용한 어느 곳으로 갑니다. 평온을 구원합니다.
마음의 평안은 결과를 얻는다고, 남보다 우위에 선다고, 남을 지배한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어떤 가치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고 누릴 수 없습니다. 평안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또 그런 배려를 받을 때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