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언제나 잠수로 한다.
한참 자유형으로 가고 있는데......., 앞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물속에서 시선을 살짝 들었다.
놀랐다.
내 앞에서 수영하는 분의 다리가 하나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난 속도를 늦추기 위해 평영으로 전환했고,
스타트라인에 도착해 멈추었다. 너무 놀라운 표정이나 주시하는 행위는 그에게 실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쉬면서 힐끔힐끔 그를 쳐다보았다.
팔에는 문신이 있었고, 상체가 아주 발달해 씨름선수 같았다. 최상급레인에서 하나의 다리로 킥을 차며 접영을 하며 돌진하고 있었다. 레인 뒤편에는 그의 것으로 보이는 휠체어가 놓여 있었다. 다리 하나를 잃고 수영을 배운 것이 아니라, 수영을 원래 잘했는데 사고로 다리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타인의 시선으로 괴로웠을 것 같은데, 잘 이겨내고 수영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보였다.
노예출신이자 주인이 다리를 부러뜨려 평생 절뚝거리며 장애자로 살았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병은 몸의 장애가 될 수 있어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는 이상 마음의 장애는 될 수 없습니다. 절뚝거림은 다리의 장애일 뿐 사람의 의지까지 장애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만사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마음이 약해지는 일이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