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은 낙숫물처럼!

- '학력고사' 세대를 위하여

by 강호



자기 계발이 어려운 건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정한 역량을 배우고 훈련하는 일은 단번에 하기 어렵고, 좋은 습관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특히 저처럼 학력고사 시험을 치른 주입식 교육 세대의 경우, 자기 계발이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세대는 무언가 ‘배운다’라고 하면 ‘책이나 참고서에 있는 지식을 나의 머릿속에 집어넣는다’라고 무의식적으로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학원이나 대학을 떠올리지요. 그와 함께 빠른 시간에 필요한 배움을 끝마치려고 합니다. 속칭 ‘벼락치기 공부’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배움에 대한 생각은 자기 계발에는 독이 됩니다. 저희 세대가 숱하게 매년 영어 완전정복에 도전했음에도 상당수는 영어 왕초보로 남아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학력고사 시험은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었습니다.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시험이었습니다. 반면 자기 계발이 필요로 하는 배움은 대부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익히는 것입니다. 이 둘은 처음에는 약간 비슷한 것 같지만 뒤로 갈수록 완전히 달라집니다.


운전을 떠올려보면 둘의 차이가 확실하게 이해가 됩니다. 우리는 운전을 처음 배울 때, 간단한 방법들을 배웁니다. 시동은 어떻게 켜고 기어의 작동원리는 무엇이고 교통법규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배우지요. 그런 다음 운전석에 앉아 차를 운전해보면 어떤가요? 운전이 잘 되던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배워서 머릿속에 넣어놓은 지식과 실제로 도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운전을 배워본 사람은 금방 동의하실 겁니다. 운전은 머릿속에 담은 지식만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에서 고생하면서 얻어먹은 욕의 수만큼 잘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냥 방법만을 배워서 간신히 면허만 딴 사람 역시 차를 몰 수 없습니다. 그런 면허를 장롱면허라 하지요. 운전에 대한 지식이 경험과 어우러져 장기기억 속에 일정한 심성 모형이 형성되어야 능숙해집니다. 이게 만들어지면 운전하면서 대화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학력고사 세대의 영어공부는 마치 수영을 잘하기 위해 수영에 관한 지식을 열심히 배우는 형태였습니다. 요즘은 좋은 영어 교재와 훌륭한 영어 강사분들 덕분에 제대로 된 학습법을 잘 알게 되었지만요.


자기 계발은 그런 의미에서 장기전입니다. 하루에 몰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천천히 매일매일 조금씩 해야 합니다. 게다가 역량의 성장은 계단식이기 때문에 일정한 성장을 경험하고 나면 노력해도 성장이 멈춰버린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일 하기도 어려운데 매일 해도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정말 힘들지요.


낙숫물처럼 꾸준하겠다는 생각이 우리를 어떤 경지로 데려다 줄 겁니다. 반드시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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