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May 19. 2020

응답하라, 기회가 올 때

- 동기와 끈기

최근에는 레트로 열풍을 타고 20여 년 전의 스타들이 자주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현재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이 있는 분들은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기도 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유튜브에서 꽤 많은 '왕년의 스타'들을 찾아보기도 했었지요. 그러다 문득 연예인들이나 직장인들이나 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분야나 다를 게 없겠지만요. 


처음 방송에 얼굴을 내민 새내기들은 정말 뭐든 열심히 합니다. 춤을 추라면 춤을 추고 웃기라면 온 몸을 던져 웃음을 주려고 애쓰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얼굴을 알려나간 그들에게 하늘이 주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가수라면 히트곡이고 연기자라면 배역이겠지요. 이제 그들은 매우 비중 있는 스타로 대접받게 됩니다.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고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이 느껴지나 봅니다. 그때 그 인기에 '취하면' 구름 위에 뜬 것 같은 몇 년을 보내게 된다고 하더군요. 몸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요. 한참 그렇게 도취되어 살다 보면 조금씩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방송 일정도 잘 안 잡히지요. 그러다 잊힙니다. 일종의 명퇴인 셈이지요. 


직장생활도 비슷한 것 같아요. 신입 때는 정말 열정에 가득 차서 뭐든지 배우려고 하고 성심껏 일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점점 회사의 중심적인 일을 하게 되지요. 이 시기의 회사원들을 만나면 거의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회사 나 없으면 안 돌아가!" 


조금씩 목에 힘도 들어가고 씀씀이도 커집니다. 월급봉투가 두꺼워지면서 좋은 차도 사고 약간 사치도 부려보지요. 그런 시기가 영원할 것 같습니다. 몸에 힘도 있고 야근을 밥먹듯이 해도 지치지 않고요. 하지만 위기가 도둑처럼 찾아옵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떠납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는 일도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 됩니다.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서 계속 후배들에게 부탁하게 되고요. 그러다 어느 날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자의든 타의든. 


비슷하지요. 비슷합니다. 그래서 방송을 떠난 연예인들을 주목하게 됩니다. 그들이 다시 방송에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를요. '운'이었습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한물 간 연예인'이 '추억의 스타'로 바뀔 무렵 방송이 그들을 찾아낸 겁니다. 문제는 그 '운'을 누가 잡냐는 건데요. 결국 언젠가는 방송이 자신을 찾을 것임을 잊지 않고 자신을 관리해 온 스타들이었습니다. 전성기 때와 그리 달라지지 않은 외모와 몸매, 그리고 오랜만에 방송을 찾으면 흔히 '오버'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예능감까지 준비하고 있었던 스타들 말이지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자신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으니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요. 


연예인만 그렇진 않을 겁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운'은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뿐이겠지요. 패스트트랙 아시아의 경영자인 박지웅 님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성공은 운이다. 그런데 그 운은 아무나 만나는 게 아니라 '동기'를 가지고 '끈기'로 오래 지속해야 만날 수 있다고 말이지요.  


기회는 하늘이 주는 것이고 성공도 하늘이 주는 것이지만, 그걸 잡느냐 놓치느냐는 인간의 문제입니다. 

어느 위치에 있건, 어떤 처지가 되었건, 운을 잡기 위해서는 준비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손이 배워놓으면 나중에 머리가 따라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