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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Jul 02. 2020

누구나 칭찬을 좋아한다

- 마음의 문을 여는 칭찬의 힘

첫째 아이가 수행평가 결과를 가져오며 자랑합니다. 시험지에 적혀있는 퍼펙트라는 선생님의 글씨에 괜히 뿌듯해집니다. 아이를 칭찬해줍니다. 물론 수행평가는 어지간하면 좋은 점수를 준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마 반에서 꽤 많은 학생들이 그런 평가를 받았겠지요. 그래도 잘한 건 잘한 겁니다.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제 아버지는 칭찬이 많지 않았던 분입니다. 경상도 사내여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기도 했고, 자식에 대한 욕심이 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 '으음'하는 신음소리 비슷한 감탄사가 전부였고 곧이어 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질책(?) 비슷한 조언을 하셨지요. 그게 아버지로서는 최대의 칭찬이었다는 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친구분들께 전해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니 얘길 참 많이 했다고, 늘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냥 말씀을 하시지. 마음 한편이 아려왔었지요. 저 역시도 그런 아버지 성격을 물려받아 칭찬은 하되 아낌없이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 칭찬해주고 싶은데 말이지요. 


사실 사람은 누구나 칭찬을 좋아합니다. 인정받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나이를 점차 먹어갈수록 칭찬받을 일이 없어지더군요. 가족에게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직장에서는 팀원들이나 직원들을 칭찬해줘야 하는 나이입니다. 칭찬을 받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 상사에게는 깨지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친구들이 만나서 서로 칭찬하는 것도 멋쩍은 일이고요. 그러니 나이가 들어가고 세월이 흘러갈수록 칭찬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 주변의 아재들을 보면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조금만 그들의 외양이나 지식, 경험 등등에 대해 칭찬하면 좀 부끄러운 척 몸짓을 하면서도 한결같이 좋아합니다. 머리가 좋고 나쁜 것과도 무관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하는 칭찬이 거의 빈말 수준이라는 것을 금방 감지할 수 있나 봅니다. 그래도 좋아합니다. 칭찬을 믿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하여 가끔은 아재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도 합니다.


제가 30대 시절에는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이 왜 대단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 제목이 왜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100만 권이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잘 이해가 안 되었거든요.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칭찬은 고래뿐만 아니라 아이도, 어른도, 아재도, 노인도, 모두 춤추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칭찬해야 합니다. 가장 훌륭한 윈윈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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