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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Jul 31. 2020

길은...

- 누구에게나...

유튜브 채널은 가끔 기가 막히다 싶은 추천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이 딱 그랬습니다. 비긴 어게인 코리아 팀이 GOD의 <길>을 부르는 장면이 담긴 클립을 추천해주더군요. 가볍게 운동을 하며 보다가 눈가와 마음이 조금 촉촉해졌습니다. 


'헨리'라는 가수가 그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은 늘 행복해 보이지만 늘 그런 건 아니다, 여러분에게 행복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행복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거다, 이런 고백을 하더군요. 우리나라 말을 너무 잘해서 몰랐는데, 외국인이라고 하더군요. 타지에서 외로움도 느꼈을 법합니다. <길>이라는 노래가 매번 자신에게 새롭게 다가온다는 마음도 전했습니다. 조금 먹먹해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노래가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크러쉬'라는 가수가 함께 노래를 못 부르고 먹먹해하고 있다가 결국 노래가 끝난 뒤에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그 울음에 동료 가수도 눈물을 비치고, 관객들에게도 눈물이 옮겨 갔습니다.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알 것 같았습니다. 


누구에게나 

길은 

고난의 길입니다. 지금껏 걸어온 길이 힘들고 거칠고 고통스럽습니다. 슬프고 고됩니다. 

그런 길을 걸어온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합니다. 


그런 한편

누구에게나 

길은 

영광의 길입니다. 걸어온 발자취에는 크고 작은 보람과 성취가 박혀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만납니다. 어떤 이는 많이 알아서 보람을 느끼고, 어떤 이는 많이 이루어서 행복을 느끼고, 어떤 이는 많이 경험해서 즐겁습니다. 그런 길을 걸어온 자신이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길은

미지의 길이기에 불안하고 두렵고, 그런 한편 설렙니다. 이렇게 계속 걸어가도 되는 걸까,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떨까, 후회는 없을까, 미련을 남기지는 않을까, 온갖 종류의 감정이 소용돌이칩니다. 


아마도 그 공연장에서 <길>이라는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는 그곳에서 노래하는 가수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저 모든 감정을 환기시켰겠지요. 


그래서 모두가 그 감정 속에서 달콤한 애상과 두려운 기대에 빠져들었을 겁니다. 


그래요, 정답이 없어서 더 버겁고 설레는 길이겠지요. 

모두 뚜벅뚜벅, 용기 있게 걸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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