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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Sep 11. 2020

제2의 뇌는 얼마나 사용하고 있나요?

- 코로나 이후를 살아가기 위한 능력

어릴 적에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뇌가 가진 능력의 1/10도 사용하지 못하다가 죽는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는데, 과학적으로는 완전히 낭설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요. '제2의 뇌'의 경우는 다릅니다. 


우리는 아주 머리 좋은 뇌를 하나씩 들고 다니잖아요. 무엇을 물어보든 엄청난 자료 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아주고 연락처를 기억했다가 언제든 꺼내 줍니다. 쇼핑도 하고 지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합니다. 메모와 녹음도 척척입니다. 현재 시간도 알려주고 타이머 역할도 하죠. 바로 스마트 폰입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 폰의 경우에는 이것이 가진 능력을 5% 미만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더군요. 단순히 조금 좋은 휴대폰 정도로 생각하는 겁니다.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코로나가 급속하게 앞당긴 시대에는 이 두 번째 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느냐가 우리의 매우 중요한 능력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아날로그인 오프라인과 디지털인 온라인의 영역이 비슷해서 아날로그의 방식으로 어느 정도 살아갈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 같잖아요. 


그래서 레이 달리오의 <<원칙>>에 나온 이런 말들이 의미심장하게 들렸습니다. 

"컴퓨터가 없었다면 브리지 워터는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 나는 계량경제학자들처럼 컴퓨터를 활용했고,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하기 위해 경제 테이터에 통계와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활용했다. 1982년 12월에 한 논문에서 주장한 것처럼 나는 "이론적으로 세계의 모든 사실을 입력해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다면 그리고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완벽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라고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 내 생각으로는 인간과 인공지능은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 브리지워터에서 우리는 운전기사가 GPS를 이용하는 것처럼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것은 우리의 운전능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다.


조지 소로스를 제치고 헤지 펀드의 제왕이 되었다고 하는 레이 달리오는 자산운용사 브리지스톤을 설립했는데 '투자 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분은 197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를 투자에 활용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의사 결정에 컴퓨터를 활용한다고 하네요.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충분히 조사한 뒤에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숙고하여 만든 뒤 컴퓨터에 넣고 이를 통해 도출되는 결론을 활용한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비합리성을 컴퓨터의 합리성으로 보완한다고 합니다. 


저는 레이달리오가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코로나 시대를 겪어내며 우리 모두가 갖춰야 할 태도가 아닌가 싶더군요. 이제 코로나와 같은 유행성 질병은 인류가 디폴트 값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코로나가 물러나면 또 다른 질병이 다가올 겁니다. 그 주기도 짧아질 것이고요. 한번 질병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멈춰버린 경험을 한 사람들은 또다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질병의 위험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모색할 겁니다. 직장의 모습, 가정의 모습, 학교의 모습, 기업의 모습, 그리고 각 개인의 모습이 그에 따라 분명히 바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많은 힘을 빌려할  대상이 바로 컴퓨터이고 스마트 폰일 것입니다. 


제가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을 생각해봤어요. 정말 컴퓨터의 힘을 제대로 빌리고 있는지도 따져봤습니다. 한심하게도 제 컴퓨터는 워드 프로세서와 인터넷 검색기, 동영상 재생기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레이달리오가 70년대에 사용했던 컴퓨터보다 몇 십배는 우수한 컴퓨터를 텔레비전이나 타자기 수준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매스컴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숨 가쁘게 보도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입장에서 그 변화는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그렇다고 멈춰 있을 수는 없지요. 일단, 주변에 널려있는 컴퓨터의 힘을 제대로 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손에 쥐어져 있는 스마트폰은 아마도 1970년대 레이달리오가 사용했던 컴퓨터보다 몇 십배는 우수한 성능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 스마트폰의 힘부터 빌려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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