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Sep 28. 2020

'한 박자 쉬고'가 중요한 이유

- 돌진하는 사람은 수비하기 쉽다

농구의 드리블 기술 중에 헤지테이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공을 치고 달리다가 잠시 멈추는 듯 또다시 달리는 기술입니다. 아주 어려운 기술이 아닌데, 실제 경기에서는 아주 유효하지요. 축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치달'(치고 달리기)이 능사가 아니지요. 선수들 사이를 누비며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는 선수들의 드리블에는 적당한 완급조절이 있습니다. 메시의 드리블을 보고 있으면 종종 헤지테이션을 적절히 섞어 수비수를 제쳐내곤 하지요.


사실 수비수 입장에서 상당히 뛰어난 기술을 가졌어도 일정한 속도로 돌진해오는 선수는 막기 쉬운 편입니다.(제가 대학시절 과 축구팀에서 윙백으로 뛰어봐서 조금 압니다^^) 방향만 예측하면 되거든요. 그런 선수는 기술이 모자라면 몸으로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완급을 조절하는 드리블을 하는 선수는 방향과 함께 그 완급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어렵습니다. 


유튜브에서 마이클 조던이 사랑했던 농구의 움직임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다가 우리네 삶을 살아가는 동작도 저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이라는 수비수도 돌진하는 사람은 막기 쉬운 모양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잡아 넘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당히 헤지테이션 무브를 섞어서 완급 조절을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한 박자 쉬고'는 어쩔 수 없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력은 엄청납니다. 나의 방향이 맞았는지, 나의 노력은 효율적인지, 그렇게 나아가는 나의 상태는 괜찮은 건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게 해 주니까요. 


이번 추석에는 '한 박자' 쉬면서 삶이라는 수비수를 당혹스럽게 해 볼 생각입니다.  


모두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작가의 이전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