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Oct 26. 2020

키워드 메모가 필요해

- 언제 어느 때나 메모할 테다!!


개인적으로는 메모를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다이어리를 사면 거의 메모로 가득 채울 만큼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보통은 조금 쓰다가 거의 새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새해를 맞이하잖아요?)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영감을 주는 구절이나 인용이 필요할 것 같은 대목을 정성스레 옮겨 놓고는 했지요. 그러다가 생각이 조금 더 발전해 나가면 그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끄적여 두었다가, 그렇게 메모한 것을 나중에 워드로 옮겨 치면서 글을 만들고는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노트 필기는 꽤 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 친구들이나 과 동기들이 시험 때 꽤 빌려가서 복사하곤 했거든요. (걔네들이 더 점수가 좋았던 적도 많았습니다ㅠㅠ)


지금은 메모를 대부분 디지털로 하는 편입니다. 디지털 문화에 친숙해지자는 의도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원래 꽤 오래전부터 휴대폰으로 메모를 많이 했습니다. 삼성에서 갤럭시 이전 옵티마를 내놓기 전에 나왔던 PDA형 스마트폰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전자책도 보고 메모도 하고 했었어요. 지금 스마트폰과 비교해보면 안정성과 속도가 아주 안 좋아서 일반적인 사람들 같으면 아마 버려버렸을 것 같은 성능이었지만(윈도우가 운영체제였습니다.) 저는 그게 이상하게 좋아서 불편함을 참고 만지작 거렸었지요. 


어쨌든 저도 꽤 오랜 메모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종종 아이디어를 놓칩니다. 샤워할 때나 운동할 때 문득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조금 있다가 메모해야지 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었다는 사실까지도 잊어버리면 별 상관이 없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디어가 무엇이었는지만 싹 지워져 있을 뿐입니다. 간혹 조금 애를 쓰면 잊었던 아이디어가 다시 생각나서 메모로 남겨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다시 사고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가 또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할 때 떠오릅니다. 


그런 일을 겪다 보니 제 메모 방법의 문제점을 알겠습니다. 구상을 위한 메모를 주로 활용했을 뿐, 아이디어를 움켜쥐기 위한 키워드 메모는 잘 활용하지 않았던 듯합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한 두 단어의 '트리거'만 있으면 되는데, 더 잘 적어두려고 메모를 늘 '자세 잡고' 했던 것이죠. 메모의 핵심은 '언제 어느 때나'에 있는데 말입니다. 


곳곳에 종이와 연필을 비치해 둬야 하겠습니다.  

단 하나의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으려는 각오로 말이지요. 

작가의 이전글 그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