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만의 세계에 살고 있겠지!
가끔 주인아저씨가 러닝셔츠 바람으로 파리채를 들고 어슬렁어슬렁 그 주위를 서성이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모두들 옷을 차려 입고 회사나 학교를 향해 부리나케 움직이는 그 바쁜 시간에 러닝셔츠와 파리채라니요. 그 아저씨와 그 공간만 시간이 느리게 가고 있었지요. '뭘 그리 바쁘게 다니나.' 그렇게 말하는 도사님 같았습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그 부스의 문을 오늘은 한 번 지긋이 열어보려고 합니다. 그 문안에 마법사들의 세계가 펼쳐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서요. 세상에서 사라진 모든 것들이 그 안에서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요.
문을 열었지만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제 마법이 부족한 탓이니까요. 더 열심히 수행해야지요.
다시 기대로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