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흠뻑 빠지면
세상 도처에 배움이 있다

- '몰입'에 관하여

by 강호

“탁구에 미치면 탁구장에서만 탁구를 치는 게 아니다. 하루 종일 탁구 생각만 한다. 공의 회전에 대하여, 그리고 오늘 한 게임에 대하여…. 그러면 실력이 는다. 탁구는 탁구장에서만 실력이 느는 게 아니다. 자리에 누워 생각할 때도 는다”


예전에 김동호 목사님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입니다. 탁구만이 아닙니다. 당구 잘 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한창 당구에 빠져 있을 때는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 초록색 당구대가 펼쳐진다는 겁니다. 이런 단계를 거쳐야 실력이 부쩍 는다고 하더군요. 좋은 결과물도 이런 집중을 통해 얻어지곤 합니다.


일정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은 이런 경험들이 한두 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게도 비슷한 작은 경험이 있습니다. 문영미 교수님의 책 <<디퍼런트>>를 출간할 때였습니다. 내용이 무척 좋았는데 제목과 부제가 잘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거의 3주 동안 그 책의 제목과 부제를 고민했습니다. 제목은 원제인 '디퍼런트'로 가기로 했지만 문제는 부제였지요. '기존의 차별화에 관한 책과는 차별화하면서 제목인 디퍼런트를 더 잘 돋보이게 해 줄 부제' 그걸 찾아야 했습니다. 고민, 또 고민하던 끝에 머리를 식히려고 tv앞에 앉았는데 그때 현대자동차의 광고가 흘러나왔습니다.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이 되겠습니다"


그때 머릿속을 흘러가는 전류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거다!!' 다음날 회사로 가서 준비되어 있던 표지에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이후 일사천리로 출간 과정이 진행되어 책은 서점에 깔렸고 정말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떤 대상에 흠뻑 빠지면 세상 도처에 길이 있고 배움이 있다는 것을 그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인다고 하지요. 사랑해야 보인다는 것, 이건 진리인 듯합니다. 사랑하면 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사랑해야만 하루 종일 밥 먹을 때나, 길을 갈 때나, 그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하루 종일 상대방만 생각나듯이 말이지요. 그걸 억지로 스스로에게 시키면 몸에 탈이 납니다. 억지로 남에게 시키면 그 사람과 사이가 안 좋아질 뿐이고요.


흠뻑 빠질 수 있는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탁구는 탁구장에서만 느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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