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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Dec 30. 2020

젊음을 배우려면
비용이 든다.

-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수업료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구태의연해지기 쉽습니다. 뭔가 바뀌는 것을 귀찮습니다. 처음 보는 유행이나 패션은 거북하고요. 스마트폰은 카톡, 유튜브를 사용하는 기계일 뿐입니다. 더 새로운 것은 뭔가 버겁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을 숨기고 싶습니다. 세상에 뒤쳐지는 것처럼 비치기 싫거든요. 간혹 누군가가 자신의 치부를 건드리면 화를 내서 상황을 모면합니다. 자기 보호 본능이지요.  


젊은 시절에는 그런 나이 든 분들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다짐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나이 들어보니 알겠습니다. 나이 들수록 변화에 게을러지는 이유는 어느새인가 어깨 위로 높게 쌓인 책임감 때문이 아닐까, 싶었지요. 연로하신 부모님일 수도 있고 이것저것 원하는 것이 많은 자녀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직급이 높아지면 챙겨야 할 일들이 많이 늘어납니다. 실무적으로는 일이 경감되어도 판단과 결정이라는 무거운 일들이 많아지거든요. 


원래 기술은 가지고 노는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변화입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게임을 만나면 너무 행복하잖아요. 순식간에 적응합니다. 하지만 그 기술을 생업에 접목시켜야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은 막막한, 억지로 시간을 짜내서 배워야 하는 골치 아픈 것입니다. 당연히 그 변화가 귀찮을 수밖에요. 문제는 자신이 그렇게 변화와 새로움을 골치 아파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 갑자기 깨닫는다는 점입니다. 너무 바쁘거든요. 나는 그냥, 열심히 살아왔을 뿐인데 어느 틈에 세상에서 구닥다리처럼 되어 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결국은 바뀐 세상에 적응해야 하더군요. 적응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요. 그게 지금껏 세상의 이치였습니다. 적응하려면 배워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여러 채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아졌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방법은 그 방법을 태생적으로 몸에 체화한 젊은 친구들을 보고 배우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나이 들고 구태의연해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싶을까요? 제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면 솔직히 싫었습니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지갑을 열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수업료이니까요.

젊음을 배우려면 비용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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