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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Jan 08. 2021

크루이프의 축구 철학, 바르셀로나를 만들다

- 정상에 오를 자격

‘토털 풋볼' 또는 ‘토털 사커'의 대명사하면 요한 크루이프라고 하더군요. 1974년 그는 서독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팀을 리드하며 선수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그는 지도자로 변신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1988년부터 8년간 감독생활을 했지요. 그 기간 동안 ‘토털 풋볼'을 바르셀로나에서 구현하려 했지만, 1996년 “이 시스템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축구를 완전히 그려낼 수 없다”며 사퇴했습니다. 


그는 “외부에서 영입한 스타들로 팀을 꾸리는 것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토털 풋볼'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선 결국은 어린 시절부터 같은 시스템으로 훈련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구단에 유소년 육성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바로 그 크루이프의 철학이 ‘라 마시아'라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게 했고, 그로부터 20년이 흘러 바르셀로나는 세계 축구의 최정상 클럽이 됐습니다. 


라 마시아 출신으로는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서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사비, 이니에스타, 피케 등이 있습니다. 그런 세계적 테크니션들을 주축으로 바르셀로나 특유의 꽉 짜인 조직력이 나왔고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듯 정교한 패스가 이루어지며 상대편 골문을 여는 전술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세계의 표준이자 대세가 되었고요. 요한 크루이프는 그런 바르셀로나의 축구가 자신이 구상했던 '토털 풋볼'과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더군요. 


최고 정상에 올라있는 사람, 혹은 조직에는 반드시 그에 준하는 철학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어쩌다 보니 정상에 오르게 되는 사람은 잘 안 보입니다. 물론 아주 간혹, 어쩌다 정상에 오른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유지하지도 못하거나 그로 인해 망가집니다. 정상이란 모진 바람과 함께 늘 시험받고 도전받는 냉혹한 자리잖아요. 그 좁은 꼭대기에 서 있으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춰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 가장 첫 번째 자격이 바로 자신만의 ‘철학'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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