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Feb 08. 2021

명언을 읽고 기억하는 이유

- 심플함을 빌리다!

예전에 책을 많이 읽던 친구가 제게 말했습니다.


중간에 뚝 떼어낸 말에 무슨 힘이 있을까? 


그리고 한 마디 덧붙입니다. 


때로는 명언이라는 게 그 말을 한 사람이 원래 하려던 맥락과 다르게 쓰이기도 해. 


마지막으로 결론처럼 이야기했습니다.


명언 같은 것은 책은 읽기 싫은데 많이 읽은 척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읽고 기억하는 거야. 


친구의 맥락에서는 확실히 맞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요즘도 여러 글에서 좋은 문장을 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명언과 같은 문장을 건지는 이유는 말하는 사람이 너무나 훌륭해서, 그 사람의 말이기에 천금의 가치가 있어서 읽고 메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책을 많이 읽은 척하고 싶은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요즘 누가 책 많이 읽었다고 대단하게 생각하나요? 그 책을 읽고 이루어 낸 성과나 결과를 높이 평가하지요. 


바로 빌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필요할 때 빌리기 위해서 명언을 만날 때마다 메모해두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제가 하고 싶은 말, 제 생각을 적확한 언어로 심플하게 잘 정리해 주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말을 빌리는 것이지요. 


누군가의 표현이나 생각을 인용할 때 그 사람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처럼 저 역시 제가 처음 한 말이 아니라 인용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그 말을 한 사람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고요. 


 아주 엄밀한 글을 쓸 때에는 제 친구가 조언한 것처럼 명언이나 아포리즘 같은 글귀의 남용을 피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일상의 대화를 할 때나 가벼운 글에서는 명언이 도움이 됩니다. 핵심을 찌르는 심플함이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그 심플함을 빌리기 위해, 바로 그 촌철의 표현을 위해

명언을 읽고 메모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해봤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