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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Feb 10. 2021

일상은 소소하게 바뀐다.

- 다시 신년 계획을 적으며

새해가 시작되고 12개의 시간 조각 중 1조각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새해의 목표를 세웠지요. 몇 가지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메모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잘 안 지켜져서 좀 머쓱하지만 그래도 매년 새해가 밝으면 신년 계획을 세웁니다. 그 기대와 설렘이 좋긴 하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조금 바꾸고 싶어 졌습니다.  


왜 신년 계획에 이렇게 이루기 어려운 것들만 적었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려운 것만 잔뜩 늘어놓고 연말에 아무것도 못 지켰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이 좀 어리석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일상을 단 번에, 확, 바꾸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이 떠올랐거든요. 작은 나쁜 습관 하나하나를 정성껏 고쳐나가고 좋은 습관을 몸에 하나씩 덧댈 때 일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만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을 잔뜩 찾아서 리스트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낼모레면 구정 명절인데, 이때 조금 더 간추려 다시 신년 계획을 정비할 생각입니다. 


이런 방식이에요. 저는 올해 불필요한 물건을 좀 줄이고 싶습니다. 알리 익스프레스나 쿠팡처럼 제 책상에 앉아서 손가락 터니 몇 번만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아지면서 저 역시 이것저것 사들이는 게 많아졌습니다. 정말 싸고 좋은 물건이 많더군요. 굳이 발품 팔아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 가지고 오는 수고로움도 없고요. 좋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주변에 조금씩 조금씩 물건들이 쌓이더군요. 주인의 손을 타지 않아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로 말이지요. 


그것들은 값이 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건값보다 훨씬 비싼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다른 데 쏟아야 할 제 관심과 주의까지 가져가며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거든요. 


저걸 언제 써보지? 


그럼에도 저는 금방 그런 것들을 잊고 수많은 홍보 문구와 마케팅 프로모션에 이끌려 일상의 작은 '편리'를 위해 물건을 삽니다.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우선은 물건이 더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물건 총량 보존의 법칙'(?)을 적용하려 합니다. 재미있게 이름을 붙여 보았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팔든, 선물하든, 버리든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작은 규칙들을 만들고 하나하나를 지켜 가다 보면 작년보다는 한 걸음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있겠지요. 누가 등 뒤에서 채찍 들고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너무 빨리 성큼성큼 달려갈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대신 한 걸음 한 걸음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게 지금 시점의 제게는 중요한 것 같더군요. 


일상은 소소하게 변하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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